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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 침체는 지역문화 포기”

지역문화 포기

등록일 2003년03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요즘 젊은 문화유산 지킴이 아우내문화원 조동준(29) 사무국장은 분주하다. 무엇인가 자료를 찾고 정리하며, 때로는 카메라를 들고 지역 모습을 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조 국장의 이런 모습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지켜나가려는 강한 의지 때문이다. 대부분 젊은이들은 상급학교 진학과 함께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간다. 그리고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고 가정을 꾸리면 일 년에 한두 번 고향을 찾기도 바쁘다. 그러면서 서서히 고향과 멀어지게 된다.그러나 조 국장은 오히려 고향을 지키러 돌아왔다. 그것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 관리하기 위해 기꺼이 젊음을 던진 것이다. 그의 친구나 선?후배를 비롯한 대부분 젊은이들이 더 높은 보수, 보다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일한다. 그리고 부의 축적 정도나 외형만으로 삶의 질과 가치를 평가하곤 한다.그러나 조 국장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는 조금 다르다.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내겐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중한 보물이다. 나를 더욱 들뜨게 하는 것은 지금 이곳에 남겨진 선조들의 유물부터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모든 것이 매우 흥미롭다.”요즘 조 국장이 하는 일은 문화관광부에서 실시하는 ‘우리고장 역사만들기 운동’ 사업과 관련된 자료 준비다.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적, 역사적 자료와 가치를 문광부의 평가를 통해 인정받게 되면 연간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조 국장이 꿈꿔 온 문화사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한정된 예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사업들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예산으로 인한 부진을 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조 국장이 아우내 문화원과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지난 2001년 5월. 병천에 위치한 아우내 문화원은 천안시 동·남부 8개 읍·면을 포괄한다. 그러나 조 국장이 근무하던 지난 2년간 문화원의 역할은 조 국장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이에 조 국장은 문화원을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아우내 문화원은 행정기관이나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 국장은 주민의 문화공동체 공간으로 거듭나는 문화원을 꿈꾸고 있다. 아우내 문화원은 매년 단오제 행사를 통해 지역주민의 결속을 다져왔다. 그리고 연중 크고 작은 15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의 한계는 여실히 드러난다.“문화원은 주민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융화돼야 한다. 청소년들이나 지역민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문화원은 각종 자료는 물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현재 아우내 문화원은 허름한 건물과 불편하고 낡은 시설물들이 주민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병천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낸 조 국장에게 고향이 주는 의미는 남다른 데가 있어 보였다. 현재 조 국장은 박봉으로 생활고가 크게 와닿는다. 출퇴근에 이용하는 차량유지조차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는 현재 어려운 생활을 이유로 문화원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구심점 잃은 지역문화는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진정한 지역문화의 창달과 발전을 위해 누군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조 국장이 문화원에 젊음을 던진 이유다. 물질에만 지나치게 가치와 비중을 부여하는 현대사회에서 조 국장이 던지는 한마디 말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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