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2리 윤삼병 이장이 승천천 바닥에 침전된 악취나는 오염물질을 꺼내 보이며,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목천읍 골프장 예정부지를 지난 3일(월) 보름만에 다시 찾았다. 당시 지산리 입구에 세워졌던 ‘골프장건설 주민반대 현수막’은 누군가에 의해 철거돼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관련기사 본보 2003. 2. 22일자 보도>.“이 냄새 정말 역겹지 않습니까?”윤삼병(43?신계2리) 이장은 목천읍 신계리 승천천 상류지역을 거슬러 오르다 한 지점에 멈춰섰다. 흐르는 물을 잠시 가두는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보 앞이었다.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물줄기는 연신 거품을 만들고 있었다. 윤 이장은 하천에서 검은빛을 띄는 침전물들을 한움큼 끄집어 냈다. 하천 바닥은 알 수 없는 침전물들이 쌓여가고 있었다.“이 물은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그렇지만 농민들은 이 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이제 농민들 조차도 오염된 논에 들어가길 꺼리고 있다.”윤 이장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릴적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멱감던 곳, 물고기 잡으며 뛰놀던 곳은 이미 사라졌다. 그때는 어려웠지만 넉넉했다. 그러나 이제는 풍요롭지만 넉넉한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윤 이장은 어느날 골프장 예정부지로 알려진 지산리 일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충격은 쉽게 떨칠 수 없었다고.“반드시 필요한 시설물이 누구나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위치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산리는 누가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의혹 투성이의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독립기념관 인근 지역은 각종 규제로 개발이 제한돼 있어 원주민들의 고충이 극심한 곳이다. 그러나 그 반대편인 지산리, 신계리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거대공장, 거대 연수원, 거대 주택단지가 난립하고 있다. 목천읍 지산리에서 발원해 성남-수신으로 이어지는 승천천은 원주민들의 소중한 젖줄이었다. 그러나 최상류 산자락이 개발되며 평상시는 각종 오염에 찌들고, 장마철엔 급물살로 주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윤 이장은 “지산리 난개발은 인근주민들의 찬성이나 반대로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또한 “지산리는 이미 파헤쳐질대로 파헤쳐져 몸살을 앓고 있다.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산을 골프장 부지로 내준다면 영원히 회복 불능의 상태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