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천읍 지산리 입구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마을 이름이 지워져 눈길을 끈다.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이 사상 처음으로 연인원 1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92년 500만명을 넘어섰던 골프인구가 99년 1000만명에 이어 지난해는 10년만에 3배가 넘는 숫자를 기록한 것이다. 거기다 박세리, 김미현, 최경주 등 한국 출신의 국제적 골프스타들이 속속 등장하며 골프열기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곳곳이 골프장 건설붐을 일으키며 환경단체나 주민들과 마찰을 빗고 있다.수도권은 현재 75곳에서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한때 산을 허물고 땅을 내주던 경기도는 이미 골프장 포화상태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쌀로 유명한 여주군은 전체 산림의 4.8%가 골프장으로 잠식돼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기도 했다.골프장 사업자들이 이제 충청권으로 눈을 돌리는 듯 한 인상이다. 특히 충청권은 서울과 가까운 위치며 땅값도 저렴해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관광·레저 인구유입, 지자체 세수증대를 기대하는 지자체의 거들기도 한몫하고 있다.현재 대전과 충북을 포함한 충청권에는 이미 16곳에서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충남에 6곳(계룡대, 에딘버러, 충남프레야, 도고, 우정힐스, 상록리조트)이 있다.천안시는 지난 93년 개장한 우정힐스가 목천읍 은지리 일원 32만평 부지에 18홀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어 지난 97년 수신면 당산리 소재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상록리조트 골프장이 33만평 부지에 18홀을 갖추고 있다. 병천면 매성리 일원에는 (주)병천종합레저에서 27만5000평 부지에 18홀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목천읍 지산리도 8만5000여평 부지에 9홀 골프장 건립을 신청한 상태다.골프장 건설 움직임이 일자 지하수 고갈, 환경 오염 등을 우려하는 현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얼마 안가 일부 주민들이 하나 둘 찬성으로 돌아서며 주민들간 의견 대립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사업자측으로부터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소문까지 돌자 해당주민간 불신이 조장되고 마을이 분열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계획대로 골프장 건설이 추진될 경우 주민들이 겪을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크다.골프장은 환경 ‘킬러’ 왜 골프장을 반대해 왔나이제 더 이상 골프장이 들어설 땅이 남아있지 않다.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평야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산림훼손이 필수조건이다. 산을 지켜온 동식물들은 한순간에 터전을 잃고 쫓겨난다. 수십만평에 걸쳐 조성되는 골프장에서는 오로지 잔디만이 생존권을 보장받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농약이 살포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울 것조차 없다. 이 농약들이 대기로 퍼져나가거나 잔디와 땅 속에 숨어 있다가 비가 오면 하천을 타고 광범위한 토지를 오염시킨다. 환경부의 지난 ‘2001년 수도권 골프장 농약 사용량’ 발표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 있는 4개 골프장에서 한해동안 24개 품목 2880㎏의 농약이 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드 1천평당 2㎏의 농약이 뿌려진 셈이다.물론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자들은 친환경적 설계를 통한 완벽한 오수처리 설비를 갖췄다고 말한다. 또한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농약살포 등 시설을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반론을 편다. 그러나 이를 지도 감독할 시스템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거기다 골프장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드는 고객들로 인해 밤낮없이 불을 밝힌다. 한여름엔 밝은 조명을 찾아 접근하는 각종 곤충들을 막기 위해 엄청난 양의 살충제가 뿌려지기도 한다.골프장의 모든 시설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수자원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하수 개발도 필연적으로 따른다. 현재 수도권에는 75개의 골프장이 개발돼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곳곳에서 골프장 인근 농민들이 지하수 고갈과 오염, 농업용수 부족 등을 이유로 골프장과 대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경기도 여주군의 경우 전체 산림면적의 4.8%에 달하는 땅이 10개 골프장에 잠식돼 있다. 여주군 가남면 37개 마을 이장들이 주민들을 동원해 여주군청 앞에서 항의집회하며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골프장건설반대 대책위원장이었던 길형준(39·양귀리)씨는 “농업용수 부족과 지하수 오염으로 생존기반이 모두 파괴돼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떠날 처지”라고 말했다. 특히 “골프장 반경 4㎞ 안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농약위험 때문에 수매조차 거부당하고 있다”고 말해 더욱 큰 충격을 안겨줬다.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임창선 여주군수는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골프장 개발이 더 이상 진행되는 것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며 민심을 수습했다.국내 최고 밥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쌀의 고장 경기도 여주군의 사례가 남의 일 같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