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교수가 순천향천안병원 외래관 옥상에 설치된 집진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겨울을 이기고 찾아오는 꽃소식에 오히려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 환자들. 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15%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천식?비염?결막염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 그 다음이 꽃가루다. 꽃가루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기침,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며 심한 경우 천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매년 봄의 전령사로 찾아오는 반가운 꽃소식. 이제 알레르기 환자들도 다소나마 꽃가루 알레르기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태풍이나 오존주의보처럼 공기 중의 꽃가루 분포를 파악해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주의보를 발령, 예방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에서 전국을 8개 지역으로 나누고, 지역마다 전문센터를 지정하는 한편, 꽃가루 채집기(Burkard trab)를 설치, 이를 통해 얻어진 각 지역의 공기 중 꽃가루 분포상황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로 한 것. 학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화분예보’. 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보건관련 서비스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줌으로써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화분예보는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며 인터넷을 통해 일주일 단위로 실시된다.대전?충청권을 대표하는 전문센터는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알레르기클리닉(박준수 담당교수)이 전문센터로 선정됐다. 꽃가루 채집기는 병원 외래진료관 옥상부에 설치됐다.박준수 교수는 “앞으로 계절적인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 충청지역 환자들에게 적절한 예방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며 “환자들이 알레르기의 고통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불필요한 약물사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박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순천향병원 소아과를 방문한 지역 알레르기 환자는 알레르기비염(56.0%), 천식(12.7%), 두드러기(7.0%) 순이라고 밝혔다. 그중 꽃가루가 원인인 환자는 무려 39%에 달하며,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의 11.9%가 ‘쑥’, 5.1%가 ‘우산잔디’에서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