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호 교수(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간담췌외과)
위암에 이어 한국인에게 두 번째로 흔한 간암을 뿌리째 뽑아내 치료하는 간 절제술. 간 절제술은 외과 수술 중 가장 까다로운 수술로 손꼽힌다. 수술 도중 과다 출혈 위험도 높기 때문에 간 절제술은 대부분 개복수술을 통해 시행된다. 하지만 개복수술은 큰 상처로 인해 수술 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개복하지 않는 복강경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복강경 간 절제술은 현재 지역에서는 순천향대천안병원만 시행하고 있고, 부작용이 적고 환자에게 이득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최근 암 수술을 받은 문OO씨(여. 51)는 대장암이 간까지 전이돼 대장과 간을 동시에 절제해야만 했다. 광범위한 개복이 필요한 상황. 개복 크기가 크면 수술 후유증도 상당하기 마련. 문씨의 가족들은 고민이 깊었다.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 것은 복강경 수술. 문씨는 순천향대천안병원 외과에서 복강경 수술로 대장과 간 동시 절제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 대장과 간을 동시에 절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씨는 빠른 회복으로 수술 후 9일 만에 퇴원했다.
20년 동안 B형 간염과 기나긴 싸움 중인 김OO씨(남, 53). 4년 전부터 간수치가 상승해 항바이러스 제제를 복용하며 추적관찰 해오던 중 최근 복부초음파검사에서 3.9㎝ 크기의 간암이 발견됐고,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배상호 교수를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간 좌외측 간암이 확인되었고, 복강경 간 절제술을 받았다. 김씨는 수술 후 특별한 합병증을 보이지 않았고, 5일 만에 퇴원했다.
고난도 수술, 수술 후 삶의 질 부쩍 높여
문씨와 이씨의 경우에서 보더라도 복강경 간 절제술은 다양한 간암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회복도 빠름을 알 수 있다. 세밀하고 정밀한 술기가 요구되기 때문에 집도의사에게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크지만, 환자에게는 매우 이로운 치료법이다. 5~10㎜ 정도의 구멍만 내고 기구를 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일단 미용상 좋고, 통증도 없고, 입원기간도 짧고, 부작용도 적다.
복강경 간 절제술은 복강경 수술 가운데 난이도가 매우 높다. 갈비뼈로 인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고, 담관과 많은 혈관들이 있어 수술 중 지혈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장에 가까운 큰 정맥 손상으로 인한 ‘공기 색전증’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기에 복강경 간 절제술을 현재 시행하는 병원은 순천향대천안병원을 비롯해 몇몇 대학병원에 불과하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수술자의 경험과 종양의 위치에 따라 완전한 복강경 수술인 ‘전복강경하 간절제술’을 비롯해 ‘복강경 보조 간절제술’, ‘수보조 복강경수술’, ‘무기복 복강경 간절제술’ 등 부분적인 복강경 수술이 다양하게 적용된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모든 환자들에서 ‘전복강경하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초음파 절삭기, 복강경용 초음파분쇄 흡입기, 혈관용 자동봉합기 등 복강경 간절제에 필요한 선진시스템들을 모두 갖추고, 간암, 간내 담도암, 간손상, 간낭종, 전이성 간내 결석증, 간혈관종 등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함으로써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암은 술보다는 B형간염 때문에 걸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B형간염 예방백신 접종이 간암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B형간염은 대부분 혈액을 통해서 전염된다. 문신, 피어싱, 허가 받지 않는 곳에서 무면허 시술 등은 환자의 혈액을 통해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B형간염환자는 금주, 금연이 필요하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 암검진사업에서도 40세 이상 고위험군에 대해 매년 복부초음파를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