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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식(75·천안시 성환읍)-황혼의 농부가(農夫歌) ‘뿌린대로 거두리라’

등록일 2002년09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기본에 충실하라. 과실의 생명은 외형이 아니다.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요구하는 최상의 품질은 바로 맛이다. 소비자를 속이지 말라. 쉽게 지은 농산물은 소비자가 먼저안다. 땅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돌려준다.” 올해 천안시에서 최고의 농부로 꼽힌 홍춘식(75?성환읍 대홍4리)씨가 후배 농업인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75세의 원로 농업인 홍씨는 1967년 41세의 늦은 나이로 농업 현장에 뛰어든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경성직업학교를 다녔던 그는 20세 청년시절 상공부 산하 전기회사에서 20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당시 전기회사의 정년은 51세로 너무 짧았다. 그는 정년없이 평생 몸담을 일을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농업이었다. 1967년 안성에서 처음 배농사를 시작한 그는 8년후인 1975년 배의 본고장 성환에서 본격적인 과수재배에 뛰어들었다. 성환에서 배농사를 시작한 그는 당시 재배기술의 열악한 환경에 부딪혔다. 자연풍토에 의지해야 하는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다. 반면 당시 일본은 국내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배 재배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때 일본에 거주하기도 했던 홍씨는 일본의 전문서적을 밤낮으로 연구하며 현장에 적용시키려는 노력 끝에 어느 정도 체계적인 생산기술을 갖추게 됐다. 그는 요즘도 일본에서 발행되는 ‘인백지과수’와 ‘신주의 과실’이라는 월간 전문잡지를 정기구독하며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난 80년대에는 성환을 방문했던 충남대와 일본 돗도리대학의 교수일행과 인연을 맺고 본격적으로 배 재배기술에 대한 국제교류를 갖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돗도리현과 도치키현 등 과수단지를 7차례 방문해 선진기술을 꾸준히 보급하고 있다. 이런 그의 꾸준한 노력들이 일본과의 재배기술 격차를 줄이고 오히려 더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홍씨의 농장과 배 재배기술은 일본 과수 전문잡지에 상세히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 홍씨는 4천7백평의 농장에서 수령 60년의 신고배 4백12주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영농기반시설로는 25평의 저온저장고, 점적관수시설, SS기, 굴삭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요즘도 배 재배와 관련된 각종 단체에 가입해 있으며, 국내?외 심포지움에 적극 참석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쉽게 농사짓지마라. 기본에 충실하라.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다”고 후배 농업인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그의 충고는 비록 농업분야에 국한된 말만은 아닐 것이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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