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끝은 ‘절망’일 수밖에 없는가. 나는 시련의 끝을 ‘희망’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아들과 남편, 시아버지 3대의 병시중을 들어야 하는 기막힌 운명을 타고난 한 여인의 슬픈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밤낮으로 세 병실을 오가며, 병수발을 들고 있는 비련의 주인공 이승희씨(여?36). 병동에서는 그녀를 철의여인이라 부른다.
병실을 지키며 하루하루 고통 속에 보내고 있는 그녀의 기막힌 사연은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천적으로 다운증후군을 안고 태어나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아들 정훈이는 비교적 건강하게 자라는 편이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급격히 병세가 악화되더니 분유도 못먹고, 몸도 가누지 못했다. 반복되는 혈액검사에서는 심한 빈혈이 관찰됐고, 혈소판 수치도 계속 떨어졌다. 정훈이는 결국 어른도 견디기 힘들다는 골수검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끝내는 다운증후군이라는 큰 짐을 지고 태어난 가엾은 아들에게 ‘급성골수성 백혈병’이라는 무서운 진단까지 내려졌다.
현재로선 항암치료만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한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정훈이는 39.8℃까지 오르는 고열과 함께 사경을 헤매는 1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견뎌냈다.
정훈이의 1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중환자실에서 소아과 병동으로 옮기던 날 새벽. 남편의 회사에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그녀를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남편이 기계에 손이 끼는 사고를 당해 응급실로 후송됐다는 것이다. 남편은 5시간30분간 대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중이다.
그녀의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관지천식이 심한 시아버지마저 같은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현재 아들은 1층, 시아버지는 2층, 남편은 4층에 입원 중이다. 이 어려운 시련 속에서도 아들 정훈이는 2차 항암치료까지 무사히 마쳤다.
이제 문제는 밀려 있는 병원비와 앞으로 6개월∼1년간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감이다. 최근 살던 임대아파트도 비워주고 현재는 온 식구가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살림살이는 모두 이삿짐센터에서 보관중이다.
그녀의 모진 운명의 끝은 어디일까. 때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뤄진다고 하던가요? 이제 두 살난 우리 정훈이 그리고 남편, 시아버지 모두 함께 세상과 어울릴 수 있는 날이 꼭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녀의 가슴 아리고 간절한 소망이 주변의 관심과 사랑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도움주실분:단국대병원 소아과 1110호(이정훈), 문의:550-7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