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농민회를 비롯한 지역농민과 이를 지지하는 사회단체 3백여명은 지난 10일 쌀수입개방을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
농민들이 또다시 거리로 나왔다.
천안농민회(회장 정진옥)를 비롯한 지역농민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지역 사회단체 3백여명은 지난 10일(화) 오후 2시 천안역 광장에서 정부정책을 비난하는 집회를 가졌다.
정진옥 천안농민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의 농정실패와 2004년 쌀 재협상을 앞두고 벼랑 끝에 선 농업현실에서 농민들은 더이상 희망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쌀농사는 한국 농업 최후의 보루로서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투쟁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수확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렇다할 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2004년 WTO 쌀 재협상을 앞두고 쌀시장 완전개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냉정한 국제무역환경 속에서 굴욕적이고 사대주의적인 협상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통상협상자세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2시간여 군중집회와 우리쌀지키기 시민서명운동을 벌인 농민시위대는 4시30분경 천안역 광장에서 ‘무능정부와 사대주의에 물든 무능관료’를 상징하는 허수아비 화형식을 벌였다. 이어 ‘농업재해 보상, WTO 쌀 수입개방 반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반대, 미국반대’를 외치며 천안시청 앞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천안시청에 도착한 농민시위대는 정진옥 천안농민회장을 비롯한 5명의 대표들이 민종기 부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농민들은 시청앞 도로를 점거한 후 농성을 벌였으며, 부시장 면담후 오후 6시경 모두 자진해산했다.
◐부시장 면담내용-“농민 입장에서 최적안 찾겠다”
농민시위대가 도로점거 농성을 벌이는 동안 천안농민회 정진옥 회장을 비롯한 5명의 대표들이 민종기 부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민 부시장은 “먼저 수해와 태풍으로 인한 농민 고충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어려운 농업현실에도 불구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농민들에게 감사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해서는 천안시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며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건의하는 방법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농민회에서 요구한 농업발전기금 조성에 대해서는 이미 천안시가 2007년까지 50억 조성을 목표로 정립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건 기금 2백억 조성요구에 대해서는 연차적으로 기금확대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목표액을 못박는 것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한 집행시기를 상황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다.
특히 금년 수해와 태풍피해 부분은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심사중인 만큼 중앙정부의 지원금이 할당되는 대로 천안시 예비비를 더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어 영남과 호남 등의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피해집계와 지원체계에 애로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춘수 북면지회장은 자연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농업부분에 대해 중앙정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자체 차원의 지원노력과 방제대책을 마련하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민 부시장은 일부 예산집행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지출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면담을 마친 후 천안농민회 정진옥 회장은 농민회 대표들에게 언급했던 내용을 농성중인 농민들에게 부시장이 직접 전달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 부시장이 당초 계획에 없던 요구라며 거부하자 언성을 높이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면담 이후 박현희 사무국장은 면담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은 좀 더 지켜볼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