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엔 제15호 살인태풍 ‘루사’가 농촌들녘을 휩쓸고 지나갔다.
8월31일(토)부터 9월1일(일) 이틀간 천안지역에 내린 비는 평균 62㎜로 많지 않았지만 최대풍속 37m의 강풍으로 눈에 보이는 직접 피해액만 22억3천만원으로 관계당국은 추정했다.
그러나 피해조사에서 누락되거나 당장 드러나지 않는 간접피해까지 더하면 그 피해액은 몇배로 불어나 추정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현지 농민들의 전언이다.
지난달 집중호우가 남긴 재산피해는 1백23억원으로 공공시설에 집중된 반면 이번 태풍피해는 대부분 사유시설로 피해당사자들이 느끼는 체감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지난 4일(수) 천안시가 발표한 피해현황에 따르면 주택 27동이 전파 또는 반파됐고, 도로 2개소 1백66m구간이 유실됐다. 또한 종합운동장내 유관순 체육관의 마감재가 뜯겨 날아갔으며 공원관리사업소 썰매장이 훼손됐다.
중앙고 담장과 신안초 화장실이 파손됐으며, 비닐하우스 10개지역 12.3㏊, 축사 20동, 농경지 16개 읍면동 5백33.4㏊가 도복됐으며, 14개지구 1천5백25.2㏊의 과수가 낙과피해를 입었다.
특히 태풍에 가장 취약한 과수단지가 많이 분포된 천안지역은 성환, 입장, 직산, 성거 이외에도 대부분 읍면지역에 골고루 분포돼 있어 낙과피해가 컸다.
또한 동부지역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동면, 병천, 북면, 성남, 수신, 목천 등 시설하우스는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피해 농가들은 대부분 복구할 엄두를 못내고 있으며, 인력지원만 애타게 기다리는 실정이다. 피해가 가장 컸던 병천면사무소에는 인력지원을 요청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직접 면사무소를 찾아 인력지원을 요구하며 담당 직원들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