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회사에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까 구제신청을 통해서 복직할 때까지 적어도 3개월은 걸린다고 해서 생계가 막막합니다. 그러던 차에 회사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해고를 당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면서, 권고사직으로 처리해 줄 테니 사직서에 ‘권고사직’이라고 써서 보내라고 하는데, 그래도 되나요?

A. 
아닙니다. 실업급여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18개월 사이에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80일 이상이고, 비자발적으로 그만두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자발적으로 그만두었을 것’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해고와 권고사직입니다.

다만, 해고와 권고사직일지라도 그 사유가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금품향응, 기밀유출, 공금횡령 등 중대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해고된 사유가 위와 같은 사유가 아니라면 굳이 권고사직을 처리하지 않아도 실업급여가 나오므로 사직서를 낼 필요가 없으며, 설령 위와 같은 사유로 해고됐더라도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통해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에 대해서 법적 판단을 받기 위해서는 함부로 사직서를 내면 안 됩니다.

사직서는 노동자가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에 제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고를 당한 노동자가 사직서를 내게 되면 ‘해고’가 아닌 ‘자진사직’ 또는 ‘권고사직’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더라도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될 수 있습니다.

노동자를 부당하게 해고한 회사는 법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마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처럼 노동자들에게 사직서를 받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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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노무사. 공인노무사 김민호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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