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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춤의 꿈을 꾸는 것인지···, 춤이 나의 꿈을 꾸는 것인지···”

한국무용협회 아산시 지부 길남희 지부장 - 제24회 설화예술제 2013 설화무용제 화보

등록일 2013년10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선배님과 동료, 후배, 무용꿈나무들의 멋진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오는 가슴이었는데, 무대에서 한바탕 춤사위를 직접 풀어내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모두들 설화무용제를 준비하느라 밤낮으로 연습 삼매경에 빠져있었을 텐데, 이번 무대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지난 10월3일, 제24회 설화예술제 개막식에 이어 진행된 2013 설화무용제에서 ‘검무’와 ‘억압 속 자유에서, 우리는’을 선보인 한국무용협회 아산시 지부 길남희 지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무용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함께 무대에 올랐던 무용수들을 격려하며, 설화무용제를 자축했다.

“내가 춤의 꿈을 꾸는 것인지···,
춤이 나의 꿈을 꾸는 것인지···”

한국무용협회 아산시 길남희 지부장

“한국무용협회 아산시 지부는 무용을 전공한 40여 명의 회원이 한데모여 무용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무용학원을 하는 회원과 개인레슨을 하는 회원을 비롯해 아산평생학습관에 예술강좌를 강의하는 회원, 방과후학교 교사로 활동 중인 회원 등 춤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어 그녀는 ‘춤’을 추는 이유를 ‘호접지몽’에 비유했다. 나비가 되어 꽃밭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던 장자가 ‘자신이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자신의 꿈을 꾼 것인지’라고 말했듯 ‘춤’을 통해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무아지경’로 빠져든다는 설명이다.

“춤을 추다보면 아무 생각이 없는 무아지경에 빠져들곤 하는데 그 순간으로 빠져들기 직전에는 온 우주를 품에 안은 듯 가슴이 떨리고 벅차 오는 것을 느껴요. 있잖아요. 내가 춤의 꿈을 꾸는 것인지, 춤이 나의 꿈을 꾸는 것인지도 모를 때 말이에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요.”

한국무용협회 아산시 길남희 지부장 “춤을 추면, 내가 춤의 꿈을 꾸는 것인지, 춤이 나의 꿈을 꾸는 것인지도 모르게 무아지경에 빠진다”고 말했다.

40여 년이 가깝도록 무용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어릴 때부터 꾸었던 꿈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춤을 추었어요. 처음에는 어머님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자신이 춤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해서 누군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무용가’라고 답했으니까요.”

또한 그녀는 지금까지 춤을 출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당시 아산에는 무용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마침 유치원 교사가 무용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무용의 기틀을 배울 수 있었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무용을 전공한 교사를 통해 아산에서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고.

“지금이야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무용을 배우려면 천안이나 서울의 학원을 다녀야만 했어요. 저 또한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천안의 무용학원을 다녀야만 했지요. 방학에는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무용을 배우기도 했어요. 생각해 보세요. 작고 통통한 소녀가 무용을 배우겠다고 매일같이 한복을 싸들고 다닌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었겠어요. 그 어려운 일을 가능케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무용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항상 뜨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각종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춤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과연 끝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무용이 힘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제가 다른 무용가들처럼 키가 크지도 않고, 늘씬한 몸매를 과시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에요. 무용에 대한 특별한 재주가 있었던 것도, 외모적으로 뛰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춤에 있어서만큼은 뒤지고 싶지 않다’는 끈기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열정과 끈기로 자신의 꿈을 이뤘다는 한국무용협회 아산시 지부 길남희 지부장은 “가까운 천안시의 경우 시립무용단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홍성은 군인데도 불구하고 군립무용단이 활동 중이구요”라며 “저는 또 다시 꿈을 꾸어요. 아산시에도 멋진 시립무용단이 창설돼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그날을요. 그날까지 춤사위를 멈추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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