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일 것 같지 않던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가을이 성큼 앞에 와 있다. 하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명절을 맞이하는 맘은 편하지 않다. 보름 남짓 남은 추석명절,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 긴 폭염은 추석물가 인상에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로 상당수 과일 나무를 얼어 죽어 과일 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물가불안 심리는 명절이 다가올수록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야말로 살게 없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치솟는 과일 채소값에 주부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지금의 오름세는 추석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비상경고등이 켜진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해 천안 아산시를 비롯한 충남도내 각 지자체가 행정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지자체 별로 물가잡기 ‘올인(All-in)’대책이 필요하다. 서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농산물, 식음료, 공공요금 등 생활물가도 인상됐고 앞으로 더 오를 조짐이다. 지금 상황에서 보면 물가 상승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인상요인이 있어 오른다면 수긍할 수 있지만 명절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인상과 담합 행위 등은 철저히 지도단속 해야 한다. 그동안 지켜봤듯이 한 번 오른 물가는 내리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처음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추석이 끼어 있는 9월에도 채소와 과실류의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되면 추석 물가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농축산물과 석유를 제외한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도 예사롭지 않다. 물론 물가라는 게 잡으려 한다고 잡히는 건 아니다. 특히 채소류 등 신선식품은 산지의 수급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유통망 등 수급체계를 꼼꼼히 챙겨 가격인상을 최소화하고 부족분은 미리 중국 등 다른 곳에서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계절적인 요인인 채소류 등은 그렇다 치더라도 집세·공공요금·개인서비스요금 등 서비스물가 인상이 또 다른 걱정이다.
충남도는 내일 3일부터 9월17일까지 제수용 성수품 및 주요개인서비스요금 안정을 위해 ‘추석대비 물가안정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는 20개 제수용 성수품과 10개 개인서비스요금을 중점관리 대상품목으로 정하고 ‘물가대책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추진상황과 가격동향 등을 매일 점검키로 했다. 천안시도 이에 부응한 지도 단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려가 된다. 현재 진행중인 국제웰빙식품엑스포가 명절 물가 관리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행정적 공백을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급등한 물가에 곤혹스러운 것은 소비자만이 아니다. 불규칙한 일기와 9월 중 예상되는 태풍이 충남도를 비롯한 천안·아산 지역 농가들의 생산품에 대한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경우 그 피해는 더 커질 것이다. 시장의 신선식품 중 서민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채소류 상승폭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유통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몇 만원 들고서는 장볼 것이 없다는 주부들의 푸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때문에 요즘에는 애써 비싼 반찬거리를 마련하느니 저렴한 가격대의 외식을 선호하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매년 정부와 각 지자체는 추석 물가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방안이 되지 않고 있다. 매년 되풀이 되는 탁상공론과 형식적인 물가 관리는 안 된다. 농수산물 가격 폭등과 같은 일을 사전에 조절할 수 있는 유통질서 확립에 정책적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 공급부족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도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인 만큼 사전에 준비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최선책을 찾는 위민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