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중학교 하키부는 각종 선수권대회와 전국대회에서 14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4강전에 진출하는 등 필드하키의 명가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제32회 전국협회장기 하키대회와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제24회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하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2013년 전국대회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8월15일부터 8월19일까지 아산학선 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남녀하키대회. 결승전에서 만난 김제중학교를 5대1로 대파하며 우승을 차지한 아산중학교 하키팀 정용균 감독은 ‘2013년은 아산중학교 하키부 창단 이래 최고의 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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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하키 명가’ 거저 얻어진 명성 아니다.
아산중학교 하키팀 정용균 감독 |
“1978년에 창단한 아산중학교 하키팀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해는 1985년이다. 당시에는 아산중학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 출전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는데, 아산중 하키팀이 이후에 치러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또 한 번의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무려 22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 감독은 2007년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제36회 전국소년체전 하키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격정의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1994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안게임 하키대회에 국가대표선수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을 때보다 더욱 강렬한 감정이 뜨거운 눈물로 표출됐다는 설명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필드하키 국가대표팀 선수로 선발됐다. 대표팀 선수로 활동하면서 모교인 아산중학교를 자주 방문해 후배양성에도 힘을 쏟았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선수 생활을 접고 10개월간의 코치생활 후 2000년 3월에 하키부 감독 겸 체육교사로 부임했다.”
정 감독이 아산중학교 하키팀 감독에 부임해서 가정 먼저 한 일은 관습을 없애고 후원을 늘리는 일이었다. 학생간의 폭력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처벌을 가하는 동시에 학교와 동창회, 지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후원활동을 펼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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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균 감독의 교육원칙은 ‘인성이 바로선 운동선수’. |
“인성이 바로서야 제대로 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배가 후배를 때리고, 선수가 일반학생을 괴롭히는 관습에서 완전히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중학생 선수를 너머 고등학교 선수들까지 가세해 자신들의 관습을 지키려 했고, 개중에는 선수생활을 접는 선수가 발생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당시 그는 좋은 선수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관습을 모른 채 해야 하나’ 하는 걱정도 했지만 ‘인성이 바로선 운동선수’에 대한 원칙을 바꿀 수는 없는 법. 이에 그는 하키팀의 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 여기고 원칙을 강행했으며, 현재는 아산중학교 학생부에서 ‘인성이 바로선 학생’을 교육하는 등 지금까지도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하키팀 선수들의 인성변화는 좋은 대회성적과 함께 학부모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학교와 동창회, 기관, 단체의 후원을 이끌어냈다. 동계훈련 시 선수들에게 매주 한 마리씩 제공되는 돼지 한 마리를 비롯해 야간에도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전용구장 등 다양한 방면의 후원이 이뤄진다.”
아산중학교 하키팀을 후원해 주는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힌 정용균 감독은 필드하키 명문 중학교에 대한 질문에 “아산중학교 하키팀의 훈련시간은 다른 팀 훈련시간의 네 배에 달한다. 학교에 야간전용구장이 있기 때문인데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는 밤늦도록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우승은 노력한 만큼에 대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필드하키의 명가는 거저 얻어진 명성이 아니다. 선수와 학부모, 코치, 감독, 학교, 후원회 등이 오랜 시간을 두고 쌓아온 신뢰를 통해 얻어진 것”이라며 “현재 대한민국 필드하키 국가대표팀에 소속된 아산중학교 출신 선수는 모두 5명이다. 1986년에는 8명이 활동하기도 했는데, 총 16명의 대표선수 중 11명의 선수를 아산중학교 하키팀 출신으로 채우는 것이 목표다. 신뢰를 바탕으로 꿈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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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중학교 하키팀 정용균 감독(가운데)이 2학년 선수 및 코치(오른쪽)와 화이팅을 외치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