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SSM이 주말 의무휴업에 반발 천안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천안지역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매월 2회의 의무휴업에 반발, 천안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천안시에 따르면 이마트를 비롯해 롯데마트, 메가마트. 지에스 리테일, 홈플러스, 홈플러스 테스코 등 6개 대형유통업체가 지난달 천안시장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에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천안시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2013년 5월12일부터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고 영업시간을 제한해 왔다.
천안시의 행정 처분은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문을 닫고,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의무 휴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무 휴업일 규정을 위반하게 되면 대형유통업체에 최저 2000만 원에서 최고 1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이들 유통업체는 이번 소송에서 시가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월 2회 의무휴무일을 지정하도록 처분한 것'이 위법하다며 법원의 판단을 요구했다.
구체적인 처분기준, 절차와 방법 등이 법령이나 조례에 의해 정해져야 하지만 천안시의 조례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추상적인 기준만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소송 이번이 두 번째
의무휴업과 관련 천안지역 대형마트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천안시는 지난 2012년 1월17일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5월21일 관련조례를 개정 공포하고, 27일 대형마트 7곳, 기업형슈퍼마켓 18개소에 대해 오전 0시부터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안했다. 또한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 휴업일제로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시행 2개월 만인 지난 2012년 7월20일 롯데쇼핑 외 6개 대형마트가 천안시장외 7개 시·군을 상대로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을 취소하는 소제기와 함께 효력집행 정지신청을 대전지방법원에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규제가 풀렸다. 이후 지난 2013년 1월 천안시장외 7개 시·군은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상위법 ‘영업시간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을 할 수 있다’를 지자체 조례에서 ‘해야한다’로 , 권한을 남용했으며 절차상의 ‘사전처분’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천안시는 대형마트의 재 소송 여지의 사전 차단을 위해 2012년 11월 대형마트와 SSM의 영업시간, 의무휴업일 지정을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천안시는 사전에 위법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의 법적자문까지 구하고 충분히 대형마트측과 사전처분 등의 과정을 거치는 등 연구용역을 통해 대형마트 규제 조례 근거를 마련한 만큼, 지난번과 같이 대형마트 소송에 휘말리지 않을 것으로 장담했다.
그러나 최근 또 다시 대형마트는 천안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 법원 판단에 따라 의무휴업 지속여부가 결정 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에 영업시간 제한과 공휴일 휴무 등의 내용이 명시돼 평일 휴무 등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긴 어렵다고 본다”며 “조례 시행전 용역 조사 등을 거친 만큼 소송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대형마트 소송 비판
의무휴업 관련 대형마트와 SSM 소송에 대해 시민단체는 ‘상생’을 저버린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지난해에도 대형마트의 소송제기로 의무휴업이 무산됐다”며 “휴일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소송을 남발하고 있는 재벌 대형마트의 행태는 중소상인들과의 최소한의 상생방안 조차 거부하고 경제민주화를 외면한 파렴치한 행태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정 사무국장은 “대기업 기업 윤리에서 벗어나서 지역사회와 상생할 의지가 없는 단편적인 내용으로 결국은 실효성 있는 일요일 휴무하지 않고 평일로 전환시키려는 꼼수가 있다”며 “지역과 상생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일요일을 중심으로 한 주말에 의무휴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안나들가게협회 정운양 회장은 “중소상인들이야 말로 지난 십년간 재벌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진출과 무자비한 영업 전략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파괴되고, 수 많은 상인들이 빚더미에 올라 가게를 접고 실업자로 전락해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대형마트의 주말 의무휴업은 지역상권이 숨 쉴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로, 대형마트와 SSM은 소송을 즉각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