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씨.
“8년 전에 큰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요. 병원에서는 뼈가 부서져서 다리를 절단을 해야한다는 말까지 들었었죠.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포자기했던 저는 2년여 동안 노숙인이었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돼 걸어다니게 됐지만 그때는 정말 희망이라고는 없었어요.”
김 훈씨는 현재 성정동 ‘풍성한 교회’의 총무를 담당하고 있다.
노숙인 시절 김옥화 목사의 ‘풍성한 교회’에서 배식을 돕게 된 것을 인연으로 지금까지 6년여간 노숙자 무료급식을 도우면서 꽃집 일까지 하고 있다.
이제 그는 천안YWCA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노숙인들을 위한 ‘통기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노숙인을 위한 ‘통기타에 희망을 싣고’는 작년에 이어 올해 시즌2를 맞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복지에서 소외된 노숙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천안시민들의 노숙인들에 대한 인식개선 까지 계획하고 있는 이 사업은 올해 공연을 위주로 하는 재능기부 환원사업으로 운영된다.
작년에는 노숙인 7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4명 정도가 끝까지 함께 했다. 올해는 천안역에 거주하는 노숙인 5명을 대상으로 통기타를 연습해 공연으로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씨는 작년에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15주간 한번도 빼먹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 주변에 아는 노숙인들에게 수시로 연락하며 함께 하자고 참여를 독려하기까지 했다.
“노숙인들의 특성상 뭔가를 꾸준히 하기를 힘들어해요. 성취에 앞서 싫증이 나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포기하는 사람들마저 배우는 순간에는 즐거워해요.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한 번 도 싸우는 일이 없었으니까요. 나중에는 얼굴표정이 예전과 바뀌었다 하더라고요.”
이 프로그램 강사로 나선 울림통 기타동아리 고민석 대표의 헌신과,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천안YWCA 김응경 팀장의 열정이 어우러지며 ‘통기타에 희망을 싣고’는 정말 희망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8월말부터 11월까지 천안역에서 5회의 공연을 펼칠 예정이래요. 어느 하나 사정없는 사람이 없다지만 노숙인들도 뭔가를 배우고 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의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 요리나, 난타 같은 것도 기획됐으면 좋겠습니다.”
변화의 가능성은 뭔가를 해보려고 하는 의욕만 있어도 싹을 틔운다. 이는 전국 최초로 노숙인을 위해 진행하는 천안YWCA의 이 프로그램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