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지주, 숭배하는 대상’이 되고 있는 용머리 마을 뒷산이 개발행위에 의해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다. 사진은 개발지역 모습.
천안시 풍세면 용정3리(용두마을) 주민들이 이 마을 뒷산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을 하고 있다.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는 곳은 용정리 산9-8번지 외 1필지 597.08㎡ 1층 2동 규모로 개발, 올해 4월24일 건축 인허가를 득한 상태다.
문제는 마을주민들이 ‘수호신’처럼 여기는 마을 뒷산을 개발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
주민들에 따르면 용머리 마을 뒷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정신적 지주, 숭배하는 신앙의 대상’으로 매년 산신제를 지내고 있을 만큼 중요한 전통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용정2리 마을은 수 백년 전부터 용의 머리, 용의 몸통, 용의 꼬리 형상이 뚜렷하게 있으며,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어 마을 이름도 용두마을 용머리마을로 불리고 있다. 주민들은 만약 계속 개발행위가 진행된다면 ‘용의 꼬리’ 부분이 잘려 나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으며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을 뒷산 너머에 공장지대가 위치해 있으며 뒷산은 공장에서 들려오는 소음, 분진, 서북풍을 막아주는 방음벽,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다.
산 너머에 있는 공장은 시멘트 철구조물을 생산하는 회사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소음, 시멘트 가루 등이 서풍과 서북풍을 타고 곧바로 마을로 들이 닥쳐, 피해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마을 뒷산은 그동안 보호하고 잘 가꾼 덕분으로 수 십년에서 수 백년된 나무까지 여러그루의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지만 하루아침에 벌목되고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산을 파괴한다면 더 이상 용두마을로 불릴 수 없고, 마을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어 주민들은 새로운 환경을 찾아 이주해야 할 상황이 올수도 있다고 밝혔다
용정3리 윤명수 이장은 “용두마을은 9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여러분 계시는 등 장수촌으로 알려져 있고 옛날부터 상여를 장만하지 못한 동네”라며 “그것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신령스러운 용의 곁에 불경스러운 상여를 둘 수 없다는 이유로, 상여를 나갈 때도 마을에서 최대한 멀리 돌아 우회해 상여를 운구했다”고 밝혔다.
윤 이장은 “해마다 정월 대보름 행사를 하는데 행사 전에 꼭 마을 뒷산에 올라 산제사를 먼저 지낸 다음 대보름 놀이 행사를 하는 말 그대로 위하는 산”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개발행위에 따른 마을 뒷산 훼손을 막기 위해 집회신고까지 낸 상태다.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개발이 진행되더라도 산을 파헤치지 않고 산 위에 건물이 들어서, ‘위하는 산’이 훼손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