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8일(화) 오후2시,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 비채 4층에서는 충청남도의회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이 주최한 ‘충청남도 주거복지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주택정책과 관련한 지자체의 역할, 권한, 예산 확대 절실
수요자 위주의 정책, 주거약자 위한 상담, 지원이 뒤따라야

충청남도의회와 복지세상을 열어가는 시민모임은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정책수립과 지원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6월18일(화) 오후2시, 천안시영상미디어센터 비채 4층에서 ‘충청남도 주거복지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00여 명이 몰려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이들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참가자들은 저소득 계층 및 장애인, 고령자 등 자립기반이 취약한 주거약자들에게 주거 안정과 주거수준을 향상시켜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방정부는 그동안 주택정책의 방관자였다”

한국도시연구소 서종균 소장은 ‘광역자치단체의 주거복지정책 현황 및 주거권 확보 방안’이라는 주제로 첫번째 발제에 나섰다.
서 소장은 주택정책의 조연이었던 지방정부의 현 상황을 지적하며 충청남도와 지방정부에서 가져야할 주거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서 소장은 “지방정부는 그동안 주택정책의 방관자였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와 마찬가지로 주민의 주거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지방정부가 주택과 관련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는 조례를 통해서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택정책의 기본은 주택보급률과 같은 통계가 아니라 ‘집이 없어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자료에 기반해야 하며, 이것이 없는 주택정책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거복지를 위해 지방정부가 추진해야 할 서비스로 ▶모든 시민에게 주거와 관련한 어려움에 대해 양질의 상담 서비스 제공 ▶주택건설, 구입, 임차, 개량 관련 안내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 중심의 공공임대 주택의 신청과 배분 ▶주택개량지원 ▶노숙인을 위한 지원 ▶임대료 연체자를 위한 지원 ▶사회서비스 연결 ▶주거지역 재생사업 지원 등을 들었다.

특히 서 소장은 “100억원 정도의 예산이면 전국에 주거복지서비스 상담망의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거정보의 제공과 상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병국 도의원 ‘주거복지지원 조례안’ 발의

두번째 발제자로는 ‘충청남도 주거복지 지원강화를 위한 정책적 제언’이라는 주제로 충남도의회 건설소방위 유병국 도의원이 나섰다.
유 의원은 ‘주거복지 정책과 사업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주거약자의 주거안정 및 질적 수준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충남도 주거복지지원 조례안’ 발의를 앞두고 있다.
유 의원은 “현재 충남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7만호, 영구임대주택 대기자거 1만호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균형적 접근 필요한데, 충청남도 주거복지 지원조례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례 발의의 취지를 밝히고 그 안에 담길 세부적인 내용들을 설명했다.

유 의원은 또 서울시의 주택바우처 사업, 영구임대주택 주거복지 강화방안과 전라북도의 저소득계층 임대보증금 지원조례 이후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지역주민을 위한 주거복지정책을 효과적으로 수립, 집행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차원에서 교부금 지급 또는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안시의회도 주거복지 조례 추진하겠다”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천안시의회 김영수 부의장은 천안시의 그간 주택정책을 진단하고, 이번 유제국 의원의 충남도의회 조례에 발맞춰 천안시의회에서도 조례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내비쳤다.

김 부의장은 “도시계획, 택지개발은 천안시가 해 왔지만 주거형태와 관련한 결정은 늘 업자들의 몫이었다. 사실 건축허가 등의 과정에서 업자들과 시의 주거정책 정책과 관련한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특히 LH가 97년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공급한 이후 임대아파트를 지은 적이 없다. 신방통정지구에 300세대가 계획돼 있었지만 몇 년째 예산서에만 계획을 세웠다가 추경에서 삭제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부의장은 “건축 외에 관리 등의 어려움으로 임대아파트 건설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라면 차라리 건설업체와 계약을 맺고 층별, 라이별, 동별로 일부를 시가 구매한 뒤 저소득층에 보급하는 것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정재호 교수(목원대학교 금융보험부동산학과)는 “서울, 인천 등 대도시 외에 광역자치단체에서 주거복지지원 조례를 제정하려는 것은 사실상 충남이 처음”이라며 주거약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주거복지지원센터의 설치와 그와 관련한 구체성 까지 명시한 이번 충남도의 조례안에 대해 큰 의의를 두었다.
정 교수는 “주거서비스는 복지서비스와 함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저소득층,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의 양적증가도 필요하지만 복지와 주거환경 개선을 포함한 통합적 차원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주거복지센터의 역할과 기능 확대, 주거복지 관련 민간부분에 대한 지원 및 협력체계 구축,  지방정부의 역할 확대, 중앙정부의 예산증액 및 광역자치단체에 재정지원 확대 등을 제언했다.

최병우 소장(대구행복주거복지센터, 전국주거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은 주거복지센터의 태생과 현황을 포함해 ▷주민을 위한 주거상담 ▷임대료, 집수리, 소액보증금 지원 등의 주거복지 직접지원 서비스 ▷지역사회 주거복지안전망 구축 ▷지역주거복지 정책 연구 등을 추진하는 주민복지센터의 기능에 대해 설명했다.
최 소장은 “이번에 ‘충남도 주거복지지원 조례안’에서 밝히고 있는 지원의 대상자(장애인, 고령자 등 주거약자)에 PC방, 찜질방 등 비주거시설 생활자들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충청남도 건축도시과 주택정책담당인 김관호 주무관은 “행정에 ‘주거복지’라는 용어가 생기고 쓰인 것은 불과 2년여 전이다. 주거복지의 개념은 임차인을 위한 임대가 상한제, 임대인을 위한 임대료 보조제 등이 정착된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있다. 다행스럽게도 서울시 등이 주탁바우처제도 등을 도입하며 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충남도 또한 변화하는 수요욕구에 부응하는 주택정책을 시도하고, 저소득층 주거복지지원, 노인 주거약자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