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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야구협회 한기준 회장
아산 빛낼 고교 야구부 창단 ‘결코 포기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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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에서 투수로 활동하는 윤형배 선수를 아는가. 고교야구 최대어로 꼽힌바 있는 윤 선수는 온양온천초등학교와 온양중학교에서 야구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지만 아산에는 고교 야구부가 없어서 천안 북일고등학교로 진학해야만 했다. 윤 선수 뿐만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활동하는 장필준 선수를 비롯해 한화의 김재우·김용주, 엘지 이영제, 넥센 오윤, 기아 이범석, 두산 정혁진 선수들 역시 아산에서 야구를 시작했지만 모두 같은 이유로 아산을 떠나갔다.”
아산시 야구협회 한기준 회장이 고등학교 야구부 창단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이다. 지난 2009년 야구연합회장에 취임하면서부터 고교 야구부 창단을 주도해온 한 회장은 ‘야구인재를 30여 년간 타 시·도에 빼앗겼다. 이들이 우리고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고교 야구부 창단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2011년 박찬호기 전국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온양온천초등학교 야구부와 같은 해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온양중학교 야구부는 30여 년이 넘는 야구명문학교다. 그러나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와 같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윤형배, 장필준 등 아산출신의 프로야구선수를 검색해 보면, 프로필 학력란에 천안 북일고등학교, 청주 기계공업고등학교만 명시됐을 뿐 이들이 온양온천초등학교와 온양중학교에서 활동한 사실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는 아산에서 야구인재를 육성해 타 시·도로 보냄으로써 해당 학교와 도시를 홍보해 주는 꼴이다.”
이어 한 회장은 최근 10여 년 동안의 통계자료를 예로 들며 온양온천초 야구부에서 성장한 선수 전원이 졸업 후 온양중 야구부로 진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산에는 고등학교 야구부가 없는 관계로 애써 키운 훌륭한 인재들이 타지의 고등학교로 뿔뿔이 흩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2012년 온양중학교 야구부 졸업생의 고교진학현황을 살펴보면, 천안 북일고 3명, 공주고 4명, 청주고 5명, 마산고 1명 등 졸업생 모두가 타지의 학교로 진학했는데, 아산의 야구인재가 30여 년이 넘도록 타지로 유출된 것은 매우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야구부에서 팀워크를 쌓은 선수들이 고등학교에서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시너지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사실도 염두해야 한다.”
특히 한 회장은 온양중학교 야구부 선수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내보이며 아산에 고등학교 야구부가 창단되면 100%에 가까운 선수·학부모들이 아산에 남겠다는 의지를 확인시켜줬다. 또한 그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초·중학교 야구선수 전원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면 여느 신생 야구부와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팀플레이를 하는 야구의 특성상 아산만이 발휘 할 수 있는 ‘똘똘 뭉친 특유의 플레이’를 맛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산은 시청과 시의회, 교육지원청 등이 힘을 모아 ‘내고장 학교 다니기 운동’을 수년간 펼쳐왔다. 그 결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타 시·도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수도권 대학의 진학률도 함께 높였다. 야구인재도 같은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옛 속담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와 공주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공주중·고등학교부터 LA 다저스를 거쳐 한화까지,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박찬호 선수는 ‘공주가 낳은 세계적인 스타’, ‘국민 영웅’으로 칭송되는 등 고장의 위상을 드높였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박찬호 선수의 은퇴 기자회견 당시에도 박 선수가 입었던 야구유니폼이 차례로 펼쳐졌는데, 그 시작에는 공주중학교와 공주고등학교의 유니폼이 놓여있었다. 이렇듯 ‘박찬호’ 하면 자연스럽게 ‘공주’가 떠오르는 것은 ‘잘 키운 야수선수 한 명이, 자신의 고장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언급했다.
아산 고교 야구부 창단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아산시 야구협회 한기준 회장은 “1976년에 개교한 천안 북일고등학교의 경우 공부와 야구 등 많은 부분에서 명문학교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3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학교와 학생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야구부의 역할도 적지 않다고 평가된다. 어떤 사람은 ‘북일고가 명문학교로 발돋움 하는데 있어서 야구부의 공이 가장 크다’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전국적으로 볼 때 고등학교 야구부가 있는 학교 중 명문학교 소리를 안 듣는 곳이 없다. 스포츠와 더불어 학교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대한민국을 너머 전 세계로 아산을 홍보할 수 있는 고교 야구부 창단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