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제5일반산업단지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계약해지를 두고 천안시와 K사가 법정공방에 들어갔으며 1심공판에서 재판부는 천안시의 계약해지가 적합하다고 판시했다. 사진은 5일반산업단지 전경.
천안제5일반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과 관련, 천안시와 K사간 소송에서 법원이 천안시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이지현)은 5월31일 K사(원고)가 천안시(피고)를 상대로 한 '계약해지통보 무효확인' 소송 1심 공판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K사가 중도금을 상환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천안시의 주장이 합당하다는 판단이다.
계약해지 귀책사유 공방
천안시는 5산단 개발계획을 변경하면서 지난해 폐기물처리장을 유치했고, 사업을 제안한 K사는 공사비 424억원을 들여 3만2000㎡를 지하 47m까지 파내고 2014년부터 10년간 전국을 대상으로 한 128만7000톤(지정폐기물 121만6000톤, 94%)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지역주민과 천안시의회 등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폐기물처리장 부지가 인근 천남중학교와의 거리가 200m 이내로 학교 보건법을 위반했고 K사는 지난해 1월 101억원에 부지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금 10억만 납부한 뒤 중도금을 납부하지 않아 결국 천안시는 지난해 11월 계약해지를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K사는 학교보건법 제6조에 위반, 천안시와의 분양계약에 따라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설 수 없기 때문에 변경계약이 다시 체결되어야 함에도 천안시는 변경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중도금과 잔금납부를 독촉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관계법령 위반으로 인해 대체용지의 정확한 위치와 면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조차 없어 천안시가 자신의 소유권이전의무 이행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중도금과 잔금 납부의무를 거절할 수 있는 '불안의 항변권‘을 가지고 있으며 천안시의 일방적인 계약해제 의사표시는 적법하지 못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천안시는 계약 특약사항 제8조 및 추가약정에 따라 목적용지의 면적이 변경될 필요가 있다면 이에 관해서만 변경계약을 체결하면 되고 K사의 주장처럼 매매대금의 지급시기를 포함해 계약의 전반적인 내용을 반드시 다시 약정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계약에 따른 대금 지급약정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이다.
천안시는 K사가 계약에 따라 중도금 및 잔금을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을 해지했기에 적법하다고 피력했다.
용지확인 못한 K사에게 책임 있다
재판부는 학교보건법 저촉 등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K사가 용저조정상태를 충분히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확인하지 못한 K사에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중도금을 기일 안에 납부하지 못해 천안시가 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해 적법하다고 결론지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2차계약서(사업확장을 위한 면적변경) 상에 면적증감을 예견하고 있는 점, 특약사항에 원고(K사)가 직접 준공도면을 열람해야 하고 용지조성상태를 충분히 확인한 후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확인하지 못해 발생하는 책임은 원고가 부담하게 돼있다”며 “원고에게 분양하기로 한 목적용지 일부가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 속해 폐기물처리시설을 조성할 수 없었다는 원고의 사정은 받아드리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천안시)는 원고가 선이행해야 할 대금의 지급을 독촉해 원고와 체결해 온 계약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보이며, 피고에게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등 계약 이행을 할 수 없게 되는 사정변경이 생겼다는 것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면서 “원고원고는 (중도금 등)이행지체 상태에 놓였다고 할 수 있어 피고의 계약해지 의사표시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천안시 관계자는 “상대에서 항소여부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며 “5산단 내 폐기물처리장은 법적 시설로 재판에서 완전히 승리하게 되면 외부반입을 안 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사업자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외부반입이 어려워지면 사업성이 떨어져 다른 사업자가 참여할 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며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훈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