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제23회 모시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한산모시관 일원
오는 6일부터 한산모시문화제가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7일(금) 오후 7시 행사장내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의 한산모시짜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혼이 깃들어 있다. ‘천오백년의 멋 한산모시, 불후의 명작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제24회 한산모시문화제’에 대해 알아본다.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 ‘한산모시짜기’
한산세모시가 탄생하기까지는 태모시 만들기-모시째기-모시삼기-모시날기-모시매기-모시짜기의 여러 공정을 거치며 분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모시베는 오일장에 내놓으면서 지역 공동체내에서 커다란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다. 1년에 세 차례 모시풀을 베어내 이를 원료로 이어지는 공정은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업으로 오랜 세월 동안 기능해 왔으며 지금도 산업으로서 한산모시축제와 더불어 전승되고 있다.
또한 저산팔읍놀이라는 민속놀이로 승화돼 문화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놀이의 형식은 모시베끼기, 모시삼기, 모시꾸리감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으로 나뉘어 흥겨운 농악이 함께 하며 여인네들의 애환이 승화된 높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무형문화유산은 훈민정음이나 고인돌처럼 형체가 있는 물체가 아니라 남사당이나 판소리같은 우리 몸으로 하는 춤이나 놀이, 대목장 같은 기능 등 형체가 없는 문화유산을 말한다.
2011년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줄타기, 택견, 한산모시짜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Representative List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되었다.
다년생 풀인 모시는 백제 때부터 우리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고 옷감의 원료로 사용되어 왔다. 1500년의 전통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산모시문화제의 세부 프로그램
모시 패션쇼 모습
모시 천연염색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후 두 번째로 열리는 제24회 한산모시문화제의 세부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이날 보고된 실행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군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거리퍼레이드를 신설했다. 올해 한산모시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신설된 거리퍼레이드는 오는 6월 7일에 한산초등학교에서 집결해 한산 시내를 거쳐 축제장인 한산모시관까지 1km 구간에서 진행된다.
거리퍼레이드에는 군민과 각종 단체가 참여해 참가자와 관객이 다 함께 즐기는 축제 분위기를 돋울 수 있도록 열정과 신명의 무대를 연출할 계획이다.
또 이번에 새로 선보일 헌 모시옷을 새롭게 디자인한 리폼 패션쇼도 눈길을 끈다. 기존 모델중심의 패션쇼에서 벗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패션쇼로, 유행이 지난 옷이나 잘 입지 않는 옷을 리폼해 자원을 재활용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감각을 완성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모시소망등 달기체험도 소망을 적은 모시소망등을 직접 제작해 달빛체험과 함께 행사장 주변에 걸고 행사기간동안 소망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불을 밝혀주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이밖에 모시상인들의 실제 거래모습을 보여주는 모시새벽시장 재현행사와 모시달빛걷기 등 야간체험행사가 마련돼 체류형 관광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공연도 시연될 예정이며 부채장, 침선장, 대목장 등 지역무형문화제 시연 및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또한 저잣거리를 조성하고 서천 지명탄생 600주년과 연계한 기념품, 주민참여 프로그램과 모시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저산팔읍길쌈놀이, 이경재 디자이너의 에코웨딩 패션쇼 등 40여개의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리는 한산모시당구대회도 한산모시관 인근의 옛 성실여중에서 국내 주요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저산팔읍길쌈놀이
모시 삼는 모습
저산팔읍길쌈놀이
모시의 생산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의 남서부 일대이다. 이 일대는 모시의 생산과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저산팔읍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저산팔읍은 모시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충남 한산, 서천, 비인, 남포, 홍산, 정산, 부여, 임천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산팔읍은 상품 유통에서 모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다. 모시를 중심으로 하는 저산팔읍 보부상들은 한산 읍내장을 기점으로 충남 서천, 비인, 남포, 은산, 홍산, 정산, 부여, 임천 지역을 하나의 유통 시장권으로 연결하였다.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일원에서 전승되는 한산(韓山) 모시짜기 풍속을 저산팔읍(苧山八邑) 중에서도 특히 서천(舒川)을 중심으로 여섯 마당으로 재구성하여 만든 놀이. 1991년 7월에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었다.
길쌈놀이는 모시를 베어다 모시베끼기, 모시삼기, 모시꾸리감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노래와 행위로 표현하고 있다. 노래는 민요풍으로 여인네의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
매년 한산모시문화제를 비롯한 각종 국내외 행사시 시연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저산팔읍길쌈놀이는 현재 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충남 서천군 한산면 지현리에는 한산모시관이 있다.
◆입는 모시에서 먹는 모시로
모시풀의 줄기껍질로 만든 실로 짠 피륙을 말하는 모시는 저마포(紵麻布) 또는 저포(紵布)라고도 하는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삼국지, 후한서 등의 기록으로 보아 이 땅에는 이미 삼한시대부터 마섬유를 재배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시대에 와서 모시 짜는 기술이 매우 발달하여, 신라 제48대 경문왕 때는 모시가 해외로 수출됐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백저포를 상하귀천 없이 모두 사용할 정도로 모시를 일상생활에 많이 애용하였으며 그 제작기술도 상당히 발달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시대에는 극상세저포, 흑저포, 황저포, 아청저포, 진헌백저포, 구승백저포 등으로 세분돼 불리웠다. 이 가운데 한산모시는 특상품으로 쳤다.
이처럼 섬유작물로서의 오랜 역사를 지닌 모시풀이 최근 식품으로 활용되며 각광을 받고 있다. 오랜 전통을 지닌 모시 송편 뿐만 아니라 모시풀이 지닌 다양한 성분이 밝혀지며 모시차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모싯잎에는 다량의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식품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특히 칼슘은 100g당 3041.1mg이 함유돼 있어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보다 48배나 많은 함유량을 나타냈다. 따라서 모시잎차를 꾸준히 마실 경우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다 하며 식이 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배변에 도움이 되고 변비와 다이어트에도 효능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서천군에서는 먹는 모시가 농가의 소득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2곳의 업체에서 30억원의 매출을 올린 서천군은 올해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모시떡업체에 대한 여러 지원 정책을 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