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48‧남산초 교사)
스승의 날 이었던 지난 15일(수), 남산초등학교 이갑수 교사는 청와대에서 표창을 받았다.
체육과 도덕을 담당하고 있는 이갑수 교사는 수업방법 개선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부단히 노력해 온 공적을 인정받아 이번에 장관상을 받게 됐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마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공주교대로 진학해 1990년 3월1일부터 교편을 잡아오고 있다.
그동안 태안에서 3년, 아산에서 7년간 근무했고, 천안에서는 행정초, 청수초, 양당초, 봉서초, 남산초 등에서 14년의 경력을 이어왔다. 상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표창은 그에게 남다른 의미다.
“어느덧 24년차 교사네요.(웃음) 빠르면 오는 9월부터 교감으로 나가게 돼요.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답니다. 관리자가 된다는 사실에 책임감도 더 커요. 교사들이 편안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고 싶어요.”
교권이 추락하고 날이 갈수록 교사들의 입지가 위축되는 요즘, 이갑수 선생님은 안면도에 첫 발령을 받았을 때, 대학교 4년 선배와 단 둘이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을 떠올린다.
“총각인데다 낙도에 있다 보니 마산 고향집은 거의 내려가지 못하고 정말 섬사람 처럼 살았었죠. 주민들 아이들과 함께 그물 걷으러 나가고, 까나리나 실치를 잡아오면 삶고 말리는 작업을 같이 하곤 했었죠. 학부형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과도 굉장히 정이 많이 들었어요. 나중엔 그 섬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까지 했죠. 노래에 나오는 섬마을 선생님 스토리의 주인공이 저라니까요.(웃음)”
그 학교는 이미 폐교됐지만 학부형들, 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이 전혀 스스럼 없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요즘은 하교시간이면 학원차가 교문 앞에 대기 중이에요. 방과후에도 아이들의 스케줄은 이미 꽉 차있죠. 상담을 하거나 어울려 놀 기회가 많지 않아요. 조금만 야단을 치거나 서운하게 하면 곧바로 교육청, 교장‧교감 선생님을 먼저 찾아가기 일쑤다 보니 요즘은 참 답답해요. 옛날의 감성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늘어나는 공문, 돌봄기능까지 하게 된 학교는 나날이 각박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갑수 교사는 이럴 때 일수록 교사들이 마음놓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