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세종충남지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충남지역 교사들의 잡무가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교조 세종충남지부(지부장 이세중)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충남교육청의 교원업무경감 노력이 헛구호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세종충남지부는 지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도내 150여개 학교 350여 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교사들은 대부분 전년대비 5~10%가량 잡무가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 조사된 일부학교의 4월말 공문서는 대략 5000건 내외로 전년보다 300~500건 정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육청이 공문서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일부 공문을 게시판을 이용해 전달하거나 내부 메일로 자료를 주고받음을 고려할 때 실제 잡무 증가는 10% 이상이라는 주장.
전교조는 ‘이번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은 1일에 평균 3~4건, 최대 7~10건의 공문을 처리하고 있으며 처리시간도 적게는 30분~1시간 많게는 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답했다.
성과중심, 실적위주 교육행정 때문에…
잡무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는 교육청의 성과중심 교육정책과 실적위주의 전시행정, 단위학교의 학교평가 실적을 대비한 공문서 생산과 각종 공모사업 응모, 국회의원 감사자료 요구 등이 꼽혔다.
특히 단위학교에서 학교평가 결과 미흡 판정을 받을 경우 관리자 연수와 함께 금전적 지원을 받지 못하며, ‘학교단위 성과금’의 평정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많은 학교가 학교평가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는 학교가 작은 교육활동이라도 실적으로 남기기 위해 공문서를 남발하게 되고, 일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독서실적을 높이기 위해 사서교사들이 대출실적을 부풀리고 있으며, 교사들의 연수시간을 늘리기 위해 이른바 ‘원격 클릭연수’가 성행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공모사업 응모에 대한 부담도 지적됐다.
전교조는 ‘학기 초 공모사업 계획서 작성으로 인해 많은 교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1개교에서 많게는 7~8개의 공모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사업의 경우 그나마 이번 학년도에는 평가항목에서 제외됐으나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교교육활동비 부족을 각종 공모사업을 통해 보완하려는
학교장의 의지에 의해 많은 교사들이 학기 초에 수업보다 오히려 공모사업에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방과후학교 강사관리 및 강사료 지급 관련 업무, 학생교육비 지원 업무, 교과서 관련 업무, 실내 환경 조사(공기질 상태) 등을 맡고 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아직도 우유급식, 저축, 성금 관련 업무 등도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 세종충남지부 주종한 사무처장은 “교사들의 이러한 잡무 증가는 결국 학교의 교육력을 저하한다는 측면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이 매일 공문서 처리와 잡무에 2시간 내외의 시간을 빼앗기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수업연구와 생활지도에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장 교사들은 교원 업무경감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 업무 전담 사무인력의 배치, 교육청 사업(공문) 축소, 학교평가와 같은 지나친 경쟁 위주의 교육풍토 개선, 업무 전담교사 지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교조세종충남지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2차 설문조사를 통해 교원업무 정상화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6월부터 단체교섭을 통해 이를 관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