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근(68·천안효도사진봉사회)
“봉사에는 원래 댓가가 없죠. 그런데 오래 봉사를 하다보니 이렇게 큰 상을 받는 일이 있네요. 저보다 열심인 분들도 많은데 너무나 감사하고 송구합니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수) 오전11시, 천안시청 봉서홀에서는 제41회 어버이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25년동안 어르신 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온 류영근 효도사진봉사회장이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충남 보령시 주포면이 고향인 류 회장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어려운 가정형편에 초등학교도 다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군입대를 전후해 사진을 배우고, 제대후 천안에 정착하면서 ‘천안사람’이 되었다.
“부모님이 9살 때 돌아가셨는데 사진한 장 남아있질 않아 부모님 얼굴도 잘 기억이 안나요. 사진 일을 하면서 부모님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25년간 행복사진(영정사진)을 찍어드렸는데 그게 벌써 9000여 명이나 되었다네요(웃음).”
직업과 연관한 봉사를 하다보니 사업도 덜 잘되더라는 류 회장. 디지털사진 시대 전만해도 각종 행사사진, 비디오 작업까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시절이 있었다.
“행복사진은 본인이 사진관에서 찍기도, 자식이 찍어주기도 사실 애매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조문을 가보면 빛바랜 아주 옛날 사진, 주민등록증을 확대한 사진 등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어요. 한참 맘먹고 일을 할 때는 수신, 성환에서 하루에 800여 분을 찍어드린 날도 있었답니다.”
천안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온 류영근 씨는 충남사이클연맹 전무이사로 30여년, 라이온스클럽 25년 등 천안에 착실히 뿌리를 내렸고 2002년 천안시의회 의원에도 당선돼 의정활동을 펼쳤다. 현재는 원성1동 15통 통장으로 3년여 전부터 활동하며 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오는 24일(금)에는 이번 수상과 관련해 대전KBS 아침마당에도 출연할 예정이라는 류영근 회장.
“이번 상은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봉사하라고 주는 상인 것 같아요. 금년도 120여 어르신들의 사진을 찍어드릴 계획이에요. 상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배우지 못했어도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해 주신 것 같아 새삼 뿌듯하네요.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칭찬해 주시지 않을까요?(웃음)”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