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도 근무야? 엄마! 나 오늘은 어디에 가 있어? 어린이날 다른 아빠, 엄마들은 공원에 가서 놀아 주고, 함께 공도 차는데 나는 또 이모 집에 있어야해?’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어린이날을 함께 하지 못한 아버지의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어찌하랴 ‘경찰’을 천직이라 여기고 ‘웃음’으로 지내온 삶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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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경찰서 교통관리계 이정훈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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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산시에서 이순신 축제가 열렸잖아요. 그런데 안사람도 저도 경찰직에 몸담고 있어서 여느 가족들처럼 축제구경을 할 수 없었지요. 이번 어린이날도 마찬가지이구요. 그러나 저희와 같은 경찰이 있음으로서 다른 가족이, 다른 어린이들이 축제장과 행사장에서 재밌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닐까요.”
5월5일, 어린이날 행사가 열린 신정호 국민관광단지에서 교통질서 유지를 담당한 이정훈(아산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사의 말이다. 그는 이날 행사장 입구에서 교통정리를 하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경찰·오토바이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려는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선글라스와 경찰모자를 씌워주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순신 축제나 어린이날 행사를 아들과 함께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인지 주말만 되면 ‘아빠 오늘도 근무야?’라고 물어보는 아들에게 가장 미안해요. 오늘은 어린이날인데 선물도 못 사줘서 더욱 미안한 마음이네요. 행사가 끝나면 아들 녀석에게 멋진 선물을 사 줄 생각이에요. ‘미안해 아들아, 그리고 사랑해’ 하면서 말이죠.”
이어 그는 “축제나 행사에는 평상시 보다 몇 배에 달하는 인파가 모이기 때문에 근무시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때로는 교통통제와 안내에 불만은 품은 일부 시민이 시비 아닌 시비를 걸기도 하는데, 그런 일들을 일일이 응대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경찰 못 해요(웃음). ‘그러려니’ 생각하고, 친절하게 안내할 뿐이지요. 시민의 안전 또한 우리 경찰의 몫이잖아요”라며 “한바탕 멋진 축제와 행사가 안전하게 마무리되면 돌아오는 경찰차 안에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어요. 오늘 하루, 아들에게는 비록 ‘함께하지 못한 아빠’였지만, 시민과 어린이들에게는 안전을 책임진 ‘멋진 경찰 아저씨’였을 테니까요. 또한 아들도 이 아빠의 사명감을 알아줄 날이 오겠지요.”라고 말했다.
‘어린이날,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 경찰관 모두 화이팅!’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