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문제가 불거지자 돌연 충남도지사직을 사퇴하며 정계를 떠났던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각종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정계에 복귀해, 충청권 맹주로 부상하게 될지 주목된다.
24일 치러진 충남 부여청양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투표율 44.2%)에서 새누리당 이완구(62) 후보가 당선됐다. 이 후보는 77.4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통합당 황인석 후보(16.86%)와 통합진보당 천성인 후보(5.72%)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총 투표인 수 3만9386명 중 3만342표를 얻어 6613표에 그친 황인석 후보를 2만3729표 차이로 앞섰다. 천성인 후보는 2246표에 그쳤다. 이 당선자는 유권자 수가 두배 많은 부여지역에서 79.40%의 득표율을 기록, 73.59%인 청양지역 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당선자는 충남도지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으로 자리매김하게됐다.
당선 후 소감을 통해 “저를 선택해 주신 부여와 청양 군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말했다.
부여청양 재선거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김근태 후보가 선거법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되면서 실시됐다.
파란만장 이완구, 9년 만에 다시 국회의원으로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부여청양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2009년 12월 지사직을 사퇴한 뒤 5년 만에 득표율 77.4% 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당선자의 정치 역정은 파란만장하다. 충남 청양군 비봉면 출신으로 양정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5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치안직으로 이동한 뒤 최연소 경찰서장(31세)에 이어 최연소로 충남·충북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던 그는 신한국당 소속으로 제15대 국회의원을, 자민련 소속으로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는 자민련을 탈당,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이로 인해 이른바 ‘이적료 파문’에 휩싸여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
귀국 후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9년 12월 세종시 수정안이 뜨거운 현안으로 부각되자 돌연 도지사직을 사퇴한 후 2010년 6월 지방선거에도 불출마했다. 이어 지난 2011년 4월 동생이 알선수재혐의로 구속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 해 총선 출마를 준비해오다 다발성골수종 판정을 받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재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됐던 그는 항암치료와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뒤 투병 8개 월만에 다시 일어섰다. 지난 해 10월 청양에서 열린 충우회 정기 모임 참석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한 그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충남도당 명예선대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는 24일 치러진 충남 부여청양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득표율 77.40%를 기록하며 3선 의원 뱃지를 달았다.
이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큰 정치, 큰 인물론’을 내세웠다. 선거과정에서는 “JP의 득표율(81.9%)을 깨겠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그는 당선소감을 통해서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최선을 다할 각오”라고 밝혔다. 충청의 맹주를 노리는 보폭 큰 정치행보를 보이겠다는 속내가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