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모전방죽’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모전방죽’ 모습.

성거읍 오목리에 건설 중인 고로슬래그시멘트공장 관련 법정 공방이 예고돼, 지역사회 파장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S사 시멘트공장을 대상으로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대전지방법원 법원 천안지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가처분신청이 받아지면 건축허가 취소 본안소송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성거읍과 입장면 주민들은 성거읍 오목리에 부지 1만5915㎡ 규모로 추진 중인 고로 슬래그시멘트공장 S사에 대한 인허가에 대해 반발하며 해당 부지가 저수지 상류 2㎞ 이내에 위치할 수 없다는 농어촌정비법에 저촉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공장이 저수지 역할을 하는 모전방죽 반경 1㎞ 안에 위치, 농어촌정비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따라서 공장허가를 내 줄 수 없음에도 천안시가 허가를 내줬다는 설명이다.
천안시는 모전방죽에 대한 저수지 여부에 대해 지난 11월 농어촌공사에 공식입장을 요청했고 농어촌공사는 지난 12월21일 답변서를 천안시에 보내왔다.
그러나 농어촌공사가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주민과 업체간 대치가 장기화 되기 시작했다.
농어촌공사 답변서 내용에 따르면 ‘제방과 수문 등 시설 측면에서는 주수지로 볼 수 있지만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저장을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으면 저수지 기능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는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주민들이 농업영수를 사용하고 있다면 저수지에 해당될 수 있다’는 조건부 해석을 덧붙여 판단을 어렵게 했다.
최근 천안시는 ‘모전방죽’을 저수지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고, 지난 3월13일 S사의 시멘트공장에 대한 건축허가를 내줬다.

70여 농가 모전방죽 농업용수 사용

주민들은 ‘모전방죽’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농업용수로 사용해 오고 있으며 이를 서명까지 받아 천안시에 제출했지만, 시가 건축허가를 내 준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성거, 입장 거주주민들이 풍년저수지와 ‘모전방죽’의 수로가 겹치고, 논의 위치가 ‘모전방죽’ 높은 곳은 양수기를 대고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지역이 수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 갈수기 때는 풍년저수지 물이 입장에서 성거까지 거치면서 부족, ‘모전방죽’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실제 ‘모전방죽’ 일대 논에서 양수기를 설치하고, 물을 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주민들은 성거 모전1리·2리, 입장 신두2리, 용정1·2리 70여개가 넘는 농가가 ‘모전방죽’을 농가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원회의 한 주민은 “시멘트 공장이 들어서면 차량증가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 뿐 아니라 분진 등 유해물질에 의해 주민건강권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함에도 주민이 주장하는 위법성을 무시하고 업체의 소송을 염려해 건축허가를 내준 것은 실망을 넘어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정”이라고 성토했다.

공익우선 판례

공동대책위원회는 성거 시멘트공장과 유사한 소송에서 재판부가 판례도 있다고 밝혔다.
김제의 한 마을에서 A사가 기타비료 및 질소화합물 제조공장을 건설하려 했으나 김제시장은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폐수 등이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저수지에 유입되는 경우 농업생산이 저하되고, 농업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방치하기 위해 A사의 창업사업계획승인신청을 반려처분, 소송으로 진행된 사건이다.
1심에서는 반려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김제시는 항소했고 고등법원은 1심을 뒤집고 김제시의 반려처분이 적합하다고 판시했다. 
광주고등법원 전주제1행정부는 지난 2011년 9월5일 ▶첩자제(저수지)의 물을 펌프로 양수해 이용할 수 있는 전답이 여러 필지가 있고 ▶첩자제에서 내려오는 물을 기존 수로시설을 통하거나 수로시설에서 펌프로 양수하는 방법으로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으며 ▶첩자제의 농업용수 공급에 의존하는 농지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첩자제의 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할 수 있는 농지가 다수 존재하는 이상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이 상실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재판부는 ▶우수에 의한 침출수, 오폐수 등은 이 사건 사업예정부지에서 기존 수로 등을 통해 첩자제 하류에 있는 수로 쪽으로만 배출한다고 하더라도 그 하류에 있는 수로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는 농지들의 수질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 사업예정부지에 공장설립을 허용할 경우 첩자제의 상류 지역인 인근 토지들에서의 공장설립을 막기 어렵게 되어, 무분별한 개발과 그로 인한 농촌환경의 파괴 및 첩자제의 오염 등이 더 가속화 될 수밖에 없는 점 ▶농어촌정비법 제22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9조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에 정부지와 같이 용도지역이 계획관리지역인 경우로서 저수지 만수위로부터 수계상 상류방향으로 유하거리 2km 이내의 지역인 때에는 공장설립이 금지되는바 김제시의 사업승인 반려처분이 적합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농어촌용수의 수질 환경 보전 및 농어촌 환경 보전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달성하려는 취지의 규정으로서 관계 법렬의 취지를 고려, 농촌환경 피해를 방지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동대책위원회 박현희 사무국장은 “시멘트 공장의 유해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그 위험성이 전국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장이 설립되고, 수년간 축적된 유해물질로 인해 발병되면 과연 누가 책임 질 수 있을지, 결국 주민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사무국장은 “광주고등법원 판례에도 드러나듯 시멘트공장이 건립되면 이 일대 또 다른 공장이 건립, 분진, 오폐수 등에 의해 농촌환경과 주민주거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훈택 기자>
천안시는 지난 3월13일 S사의 시멘트공장 건축 허가를 내줬다. 사진은 공장 건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