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교육감 퇴진운동도 거세질 전망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결국 구속됐다. 교원단체, 시민단체들은 김 교육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충남도교육청이 장학사 선발시험문제 돈거래 사건으로 구속됐다.
대전 둔산경찰서 유치장에 대기하며 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던 김 교육감은 대전교도소에 수감됐다.
이에 따라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2003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강복환 전 교육감과, 같은 혐의로 지난 2008년 오제직 전 교육감의 낙마에 뒤이어 ‘비리 교육감 배출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김 교육감은 2월19일 음독자살 시도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호전돼 지난 3월4일 오전 퇴원해 공주 자택으로 귀가한 바 있다.
대전지방법원 신종오 영장전담판사는 6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법 301호 법정에서 김 교육감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밤 9시30분 경 구속을 결정했다. 검찰 측의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공모자 회유를 통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6월초 충남교육청 소속 감사담당 장학사 김 아무개 씨에게 김 씨의 차 안에서 장학사 시험에 응시한 교사 중 4명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응시 교사 17명으로부터 시험 문제 유출 대가로 2억9000만원을 받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은 혐의내용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향후 재판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김 교육감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출두한 자리에서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교육감은 영장실질심사를 통해서도 “직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은 있지만 문제유출을 지시하지도, 보고받은 바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장학사 매관매직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3월 중 자진사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4·24보궐선거 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관심은 초점은 김 교육감의 자진사퇴 여부 및 그 시기다. 3월 중 사퇴할 경우 공직선거법상 내달 열리는 ‘4·24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보궐선거와 관련 교육자치법에서는 공직선거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전년도 10월1일부터 3월31일까지의 사이에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에는 4월중 보궐선거를 실시’하도록 돼 있다.
김 교육감이 이달 31일까지 사퇴할 경우 4·24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하지만 이달을 넘겨 사퇴할 경우 별도의 선거 없이 내년 지방 선거 때까지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김종성 충남교육감.
김종성 교육감, 2011년 장학사 시험도 문제유출 지시
‘마지막엔 자살 암시하라’ 수사대응 요령도 ‘충격’
전교조 등 교육시민단체, ‘김교육감 자진사퇴 하라’
충남교육청 교육전문직(장학사) 시험문제 유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난 해 뿐만 아니라 2011년 장학사 중등시험문제도 김종성 교육감의 지시에 의해 돈을 받고 유출했다고 밝혔다. 또 구속된 관련 장학사들은 수사초기 교사들을 상대로 ‘마지막엔 자살을 암시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수사 대응 요령을 수시로 주지시켜 수사를 방해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지방경찰청은 7일 오전 10시30분 ‘충남교육청 장학사 매관매직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지난 해 치러진 24기 장학사 시험 외에도 2011년 23기 장학사 중등과정 문제도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유출하고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특히 당시도 김 교육감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진술과 정황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이 당초 알려진 지난 해 장학사시험에 앞서 이미 지난 2011년에 범행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6일 구속된 김 교육감과 관련, 김 교육감이 구속된 모 장학사에게 ‘선거자금을 마련해 두라’고 하고 특히 24기 장학사시험과 관련해서는 ‘특정인 4명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외에도 진행사항을 수시로 수사상 밝힐 수 없지만 범행에 연루된 충분한 정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초기수사과정에서 관련 장학사들이 돈을 건넨 교사들을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거부하라, 수사관 교체를 요청하라, 대포폰 통화내역에 대해 질문하면 남녀관계로 진술하라, 상급기관에 진정하겠다고 해라, 마지막엔 자살을 암시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수사 대응 요령을 수시로 주지시겼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중등 장학사 시험 비리 체계도.
사전모의, 부당압력… 캐도캐도 끝없는 비리
지금까지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를 종합하면 범행은 김 교육감의 지시를 받은 구속된 도교육청 공직감찰 담당 장학사 김모씨(50)가 총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학사와 구속된 인사담당 장학사 조모씨(52) 및 모교육지원청 장학사 박모씨(46)씨 등과 함께 사전에 시험문제를 만들어 응시자에게 알려주었고 출제위원들을 포섭해 이미 만들어 사전 유포한 문제가 출제되도록 유도했다. 이들은 그 대가로 시험에 응시한 교사로부터 1000~3000만원 등 모두 2억9000만원을 받았다. 받은 돈을 차기 교육감 선거자금으로 쓰기로 하고 보관책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재까지 모두 29명을 검거하고 이중 사건을 지시한 김 교육감과 장학사 3명, 시험문제를 다른 교사에게 돈을 받고 판 교사 1명 등 모두 5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22명(교사 18명, 출제위원 2명, 개별 문제유출 1명, 뇌물전달 1명)은 불구속하고 출제위원 2명에 대해서는 23기 사건과 연계 수사 후 신병 처리할 예정이다.
경찰은 향후 수사와 관련 수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중등 합격자 3명의 가담여부와 사라진 3000만원(경찰 압수금액 2억 6000만원)에 대한 규명 등에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또 지난 해 초등 관련 장학사 시험문제와 23기 중등과정 장학사 시험문제도 돈을 받고 문제를 유출한 정확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관계자는 “장학사 선발비리 외에도 상당히 구체적인 또 다른 비리 제보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장학사 선발비리 수사가 끝나는 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선 도교육청 자체 감사에서도 사전모의와 부당압력 등 조직적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교육청 유재호 감사관은 4일 오후 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가진 제24기 전문직 전형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 ‘일부 응시자의 논술점수를 높게 주거나 또는 낮게 주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공무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또 논술 채점위원 7명 모두가 채점하지 않고 일부 위원들의 채점 결과만으로 논술 합격자를 결정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밖에도 시험문제출제위원들이 합숙을 하면서 식사 등을 위해 총 35회의 외출을 했고, 숙소서 12㎞나 떨어져 있는 유성까지 나와서 4차례 걸쳐 음주를 하는 등 시험출제관리가 엉망이었다.
장학사 매관매직사건과 관련해 자체감사결과를 발표하는 유재호 충남교육청 감사관.
‘교육감 자진 퇴진이 반성의 첫 걸음’
김 교육감의 구속에 따라 교육시민단체의 교육감 퇴진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는 지난 7일 오후 5시30분 내포 신도시 충청남도교육청 정문 맞은편에서 ‘매관매직 교육비리 김 교육감 퇴진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모인 200여 명의 교사·시민단체 회원들은 ‘3대에 걸친 교육감의 각종 비리는 충남교육의 신뢰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교육민주와 교육자치를 뿌리채 흔들고 있음에도 김 교육감은 여전히 억울하다며 반성과 책임의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개탄하며 ▷교육비리 핵심배후세력에 대한 의혹 철저 규명 ▷김종성 교육감의 즉각 사퇴 ▷교원승진구조 개선 및 교육투명성 제고를 통해 공교육을 혁신할 것 등을 촉구했다.
전교조 세종충남지부 주종한 사무처장은 “실제 충남의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수업은 있지만 교육은 사라질 것이다’는 걱정과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기초라 바쁜 와중에도 200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인 것은 일선 교육현장에서의 높은 분노와 자괴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부터 각 지역교육청에 집회신고를 내놓았다. 13일(수)경 기본 교육활동을 제외하고 교육청이 지시한 잡무를 거부하는 ‘교원행동의 날’을 예정하고 있다. 넷째주부터는 김종성 교육감 퇴진을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에도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충남지부와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 등은 지난 4일에도 성명을 통해 ‘교육의 지표로 ’바른 품성‘을 내세운 교육감이 대포폰을 사용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매관매직 인사비리 수사를 받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자살예방을 이야기하더니 스스로는 자살을 기도했다. 충남교육이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교육감의 퇴진이 필수’라고 주장한 바 있다.
통합진보당 충남도당도 8일 성명을 발표하고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장학사를 동원하여 매관매직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성이 그간 충남교육의 수장이였다는 사실 자체가 충남도민과 학부모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치욕적인 일’이라며 ‘충남교육계 사상 유래가 없는 엄청난 규모의 부패와 비리에 책임을 지고 당장 교육감을 사퇴하라. 교육감직 사퇴만이 자신의 범죄를 충남도민에게 사죄하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진희 기자>
김 교육감의 구속에 따라 교육시민단체의 교육감 퇴진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5시30분 내포 신도시 충청남도교육청 정문에서 열린 충남희망교육실천연대의 ‘매관매직 교육비리 김 교육감 퇴진촉구 결의대회’.
충청남도교육청 인사 비리 사건일지
▶2012. 08. 09 : 제24기 충남교육전문직 전형 결과 합격자 발표
▶2012. 11. 26 : 충남지방경찰청 관련자 사무실 압수 수색
▶2013. 01. 05 : 태안교육청 노모장학사 뇌물혐의로 구속
▶2013. 01. 08 : 논술 시험출제위원 천안교육청 박모장학사 음독(11일 사망)
▶2013. 01. 09 : 천안A고 김모교사 뇌물공여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
▶2013. 01. 14 : 충남교육청 합격자 현장실습 무기한 연기 조치 발표
▶2013. 01. 17 : 합격자 및 출제위원 등 14명 압수 수색(수사대응 문건, 블랙박스)
▶2013. 01. 20 : 노모장학사 범죄사실 최초로 일부 시인
▶2013. 01. 22 : 합격자 및 출제위원 등 14명에 대한 소환 조사 시작
▶2013. 02. 14 : 경찰 수사 상황 중간 발표
- 충남교육감 대포폰 사용 사실 언론 보도
- 노모장학사 지인 계좌에서 2억6000만원(18명분) 확보
- 도교육청 조모, 김모장학사 사전구속영장 청구(2/15일 구속)
▶2013. 02. 15 : 김종성 교육감 1차 경찰 소환 조사
▶2013. 02. 18 : 김종성 교육감 2차 경찰 소환 조사
▶2013. 02. 19 : 김종성 교육감 관사에서 제초제 음독
▶2013. 02. 26 : 혐의를 받는 합격자 중등 16명 및 초등 2명중 13명 범죄사실 시인, 혐의를 받는 출제위원 4명 중 3명 범죄사실 인정
▶2013. 02. 27 : 교육감 비자금 뭉칫돈 또 발견(2억8000만원, 오모서기관 관리)
-교육감 ‘증거보전절차’-법원
▶2013. 03. 04 : 퇴원 및 구속영장 청구
▶2013. 03. 06 : 대전지방법원, 구속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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