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가 북부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주민청원을 채택했다.
좌초 위기에 놓여 있는 천안 북부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주민의견에 따라 사업 추진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지난 7일 제163회 임시회 중 천안북부지구 도시개발사업에 관한 청원을 청취하고 이를 채택했다.
북부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서북구 성거읍 오색당리와 저리, 정촌리 일원 77만7265㎡에 인구 1만2577여명 규모로, 총 사업비 2411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사업이다.
당초 혼용방식으로 2015년 준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011 8월과 2012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1190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시도했지만 행안부로부터 기채승인이 유보되는 등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7월~9월 주민설명회와 의견수렴을 통해 개발방식을 혼용에서 전면 환지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의견수렴 결과 찬성 31.7%, 반대 34.6%, 무응답 33.7%로 나타나 이뤄지지 못했고, 단계별 추진계획을 위해 올해 예산 768억원을 신청했지만 반영되지 않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특히 지난 2010년 10월 개발계획이 수립된 북부지구는 오는 10월까지 실시계획을 신청하지 못하면 자동 해제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주민, 전면환지 방식 추진해 달라
청원서에 따르면 천안시의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되었던 천안 북부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사업 자체를 포기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이에 소외감과 박탐감을 느끼고 있다며 도시개발사업을 전면 환지방식을 통해서라도 사업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이러한 청원을 올린 토지주들은 지난 5년간 도시개발사업에 묶여 집수리조차 제대로 못 하는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 왔으며 사업이 무산될 경우 더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천안시 입장은 오는 29일까지 토지주 286명에게 전면환지방식 추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근 기업인 종근당에서 소형아파트를 계획하고 있고 주변 공장에서도 소형평수의 아파트를 원하고 있어 소형평수의 공동주택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북천안IC, 남산지구 등 주변여건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그동안 자금조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사업을 시비부담을 갖고서라도 환지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의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시개발 장·단점 충분히 알릴 것
북부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청원은 채택됐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감보율 등 주민들의 2차적인 피해가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의회는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장·단점을 충분히 토지주 및 주민에게 이해시키고 사업을 신중히 판단할 것을 천안시에 주문했다.
이날 의회는 환지방식으로 진행되면 감보율이 높아져 토지주가 실제 거래과정에서 재산상에 손실을 겪을 수 있으며 지장물 보상 등 145억원의 보상비가 필요하지만 재정의 여유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는 일반회계가 아닌 공영개발특별회계로 방법을 찾고 있지만 남은 돈은 100억인데다 다른 사업에도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가용여건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청수동 체비지 매각대금 등 올해 예정된 200억원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로 이 역시 낙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상국 의원 “천안신도시 지역 LH의 1만세대, 업성 8000세대와 백석지구 등 물량이 쏟아지는데 성거 북부지구가 분양성이 있겠느냐”며 “분양이 안되고 매각이 늦어지면 주민들의 피해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황천순 의원은 신방·통정지구의 예를 들며 사업추진의 신중함을 주문했다.
황천순 의원은 “환지방식으로 진행한 신방·통정지구를 보면 지금보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음에도 체비지 매각에 애를 먹었고, 토지주도 감보율 70%를 적용받아 개발 전 3.3㎡당 120만원에 거래되던 땅이 160만원에 거래됐다. 감보율을 감안하면 240만원을 받아야 본전인데 오히려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북부지구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사업이 무산되면 지금까지 투입된 38억원이 날아가겠지만, 강행했을 경우 더 큰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주일원 의원은“개발이 끝나고 나서도 분양이 안될 경우 시간이 지나 농지가 대지로 변경되면 10배 이상 보유세도 늘어나게 돼 주민들의 부담이 될 것이다.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서 판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업성저수지 상류 공원예정지 지정 반대
업성저수지 상류 공원예정지와 예정도로 지정을 반대하는 주민청원도 다뤄졌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업성저수지 주변지역에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 무산으로 성성동 지역 민간개발사업 추진으로 지역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천안시에서 도로망구축과 업성근린구원의 도시계획시설결정 추진시 청원인 토지 등이 도로와 업성근린공원에 포함되어 추가적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청원은 천안시의 일방적 공원지정을 반대하며 영성리 마을과 같은 용도지역(주적지역)으로 지정하거나 유원지 구역으로의 지정 등 다양하게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천안시는 시가화 예정지(업성저수지 주변) 도시계획시설 결정 및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용역 중에 있다. 위치는 천안시 서북구 성성, 업성, 부대동 일원이며 용역내용은 도로망 구축, 길이 약 10㎞, 넓이 15~35m(8개 노선), 근린공원 61만4000㎡, 경관광장5만8512㎡ 지정을 다루고 있다.
이날 시의회는 업성저수지 상류 공원예정지와 예정도로 지정을 반대하는 주민청원을 채택했다.
<공훈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