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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떠나는 ‘드림식스’
한국배구연맹이 지난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드림식스의 인수기업을 우리금융지주로 결정했다. 연맹의 이 같은 결정에 2012~2013시즌 주인을 잃은 드림식스를 인수하려던 러시앤캐시와 연고지를 자청한 아산시가 1년 넘게 기울여온 노력이 허탕이 되자 한숨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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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식스의 인수기업을 우리금융지주로 결정한 한국배구연맹에 강한 배신감을 느낀다. 연맹은 ‘어려울 때 도와준 프로배구의 좋은친구’라고 하는데 힘껏 반겨주고 응원한 아산시 배구팬들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남자 프로배구 드림식스가 새 주인을 찾았으나, 아산시 배구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7일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지주에 드림식스를 내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드림식스의 네이밍 스폰서로 활동해 온 러시앤캐시의 인수시도는 좌절됐으며, 드림식스의 인수기업인 우리금융지주가 연고지를 서울로 결정함에 따라 아산시의 연고지 유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이에 앞서 러시앤캐시는 우리금융지주가 드림식스의 인수 경쟁에 뛰어들자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들은 연맹의 임시 총회 개최에 앞선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드림식스 배구단 인수확정 소식을 접하고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구단인수를 원하는 다른 대상기업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그것은 신생구단의 창단후보일 뿐 기존 드림식스의 인수 후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며 ‘2011년 이미 상황이 어려워진 드림식스에 대한 인수 제안을 받은 뒤 2012년 고심 끝에 네이밍 후원을 시작으로 인수를 준비해왔다. 지난 시즌동안 드림식스 선수들이 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아산을 중심으로 한 드림식스 팬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배구를 즐길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앤캐시는 아산시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드림식스의 매 경기마다 300~4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해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는 등 선수단의 사기를 북 돋았다. 경기 종료 후에도 선수단과 러시앤캐시 직원들이 팬미팅을 가지며 친밀감을 높여 드림식스의 성적에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림식스를 인수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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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식스의 홈경기가 있는 날에는 총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순신체육관에 평균 3200명의 아산시민이 몰려들어 드림식스를 응원했지만 한국배구연맹은 드림식스의 인수기업으로 우리금융지주을 결정해 드림식스의 연고지가 서울로 변경될 예정이다. |
드림식스의 인수기업 결정에 따른 아산시 배구팬들의 반응도 허탈하기만 했다.
홈경기가 있는 날에는 총 3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순신체육관에 평균 3200명의 아산시민이 몰려들어 드림식스를 응원했다. 지난달 17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는 표를 구하지 못한 300여 명의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을 만큼 드림식스에 대한 시민의 응원은 뜨거웠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이 드림식스의 인수기업을 우리금융지주로 결정하자 대다수의 배구팬은 연맹의 결정에 쌀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몇몇 팬들은 “연맹의 결정에 화가 난다. 2012~13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초반 드림식스의 연이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산시의 배구팬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그러한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드림식스가 연승을 기록했는데, 연맹은 우리금융지주를 드림식스의 인수경쟁에 끌어들였다”며 “러시앤캐시가 드림식스 인수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지주를 끌어들인 것은 드림식스를 열렬히 응원한 아산 배구팬에 대한 배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드림식스 인수기업 결정에 따른 아산시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한국배구연맹이 드림식스 인수기업 확정을 발표하자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드림식스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 아산시민들을 무시할 수 없다. 한국배구연맹과 아산시만 괜찮다면 홈 경기의 30~40%를 아산시에서 치르는 것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복기왕 아산시장과도 만나 협의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의 이 같은 발표에 아산시의 한 관계자는 ‘택도 없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복기왕 아산시장의 부재로 공식입장을 발표할 수는 없지만 우리금융지주가 마치 아산시를 배려를 하는 것 마냥 비춰지는 것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한국배구연맹의 이번 결정에서 서울과 아산의 인구수가 적용 되었다는 부분이 많이 아쉽다. 또한 아산시와는 어떠한 협의도 없이 발표를 한 것이기 때문에 아산시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셈이다”며 “장충체육관은 2014년 1월에야 완공 되는데 우리금융지주는 그때까지 홈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아산시에 경기장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해도 시원치 않은 판국인데, 자신들이 아산시를 위해 양보하겠다고 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 된 것 아닌가. 때문에 경기장을 내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