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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배우니까 온 세상이 밝아 보여 - 정연옥(70·아산도서관 실버한글교실 학습생) |
“어디 나가도 한글을 몰라서 간판도 읽지도 못하고, 뭐하는 곳 인지도 몰라서 답답하였다. 자신감도 없어서 밖에 나가 돌아다니기도 꺼려졌는데 한글을 배우고 알게 되면서 이제는 자심감도 생기고 온 세상이 환하고 밝게 보인다.”
아산도서관에서 진행한 ‘문해 백일장’에서 작문부문 대상을 수상한 정연옥 할머니의 작문 내용이다. 할머니는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프로그램 실버한글교실에서 진행한 백일장에서 작문부분 외 받아쓰기부문과 경필부문에서도 수상자로 선정되어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함께 자란 남매들은 대학교와 고등학교까지 졸업 했지만 나는 어릴 때 병앓이를 하느라 얼굴에 곰보자국이 심하게 남아 학교에 갈 수가 없었다. 다른 아이들의 놀림이 싫었고, 창피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곰보자국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할머니는 결혼을 하고 자녀를 기르면서 한글을 몰라 또 한 번의 마음고생을 치러야 했다고 전했다.
“가게를 찾아온 손님이 영수증을 써달라고 했는데, 한글을 알아야 영수증을 써줄 것 아닌가. 그래서 손님에게 물건을 팔지 못하고 돌려보낸 적이 있다. 특히 큰딸이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무엇을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그것을 못 가르쳐 준 것이 아직도 한이 된다.”
한편 할머니는 한글을 배움으로써 가장 좋은 점으로 ‘읽고 쓰는 즐거움’을 손꼽았으며, 한글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전파 하는 것을 두 번째 즐거움으로 들었다.
아산도서관 실버한글교실 정연옥 할머니는 “곰보와 까막눈 때문에 평생을 기가 죽어서 살아왔다. 노래교실에 노래를 배우러 가서도 노래 한자리 못하고 돌아올 때가 많았을 만큼 자신감이 없었다”라며 “이제는 한글을 알게 되어 자신감도 생기고 온 세상이 밝게 보인다. 한글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집주소는 100번이고 1000번이고 외울 때까지 연습하면 저절로 외워 진다’고 한글배움을 전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는 “내가 예전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등의 집안일 뿐 이었지만 이제는 은행에 가서 은행일도 보고 글짓기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중등학력인정 프로그램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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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도서관 초등학력인정 문자해득교육프로그램 실버한글교실 수업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