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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민주당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우(愚)는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을 실패했다고 스스로 자인하는데서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모욕한 뒤에야 남이 그를 모욕하는 법입니다(夫人必自侮然後 人侮之)”
안희정 충남지사가 민주당 혁신 논란에 돌직구를 던졌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맹자의 이루장구(離樓章句)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며 “민주당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우(愚)는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정부 10년을 실패했다고 스스로 자인하는데서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위기가 민주당 스스로 역사를 지키지 못한데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적 과제는 다음 세대가 이어 받아야 한다. 그것을 못했다고 앞 선배들을 실패한 조상이라는 하면 안 된다. 정권교체하고 특권과 반칙을 없앤 일은 잘한 일이다. 새로운 시대적 과제인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는 우리 몫으로 생각하고 우리 과제로 받아들여야지 이를 (과거 민주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했다고 실패했다고 하면 자유로울 조상이 어디 있겠나.”
[민주당 혁신] 친노책임론? “사람 사는 사리와 도리에 맞지 않다”
그의 신랄한 비판은 이어졌다.
“스스로를 모욕하고 망가뜨린 다음 남이 망가트리는 법이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쿠데타를 했나? 국민의 세금을 허투루 썼나? 후손들이 못난 것이지 절대로 조상 탓 하면 안 된다.”
안 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3시 도청소회의실에서 충남지역 16개 풀뿌리 주간지역신문사들의 연대모임체인 <충남지역언론연합>(회장 윤두영 홍성신문 대표)과 가진 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위기원인에 대해 작정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가 당내 움직임에 이처럼 직설적 비유로 비판을 가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는 위기에 대한 해법을 말하면서도 ‘친노책임론’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의 위기는 역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잘 이어받을 때 풀린다. 과거의 지도자에게 실패한 정부 운운하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사리와 도리에 맞지 않는다. 새 시대의 과제는 지금의 후배 정치인들의 몫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뛰어야 사랑받는다. 당의 긍정적 요소를 가지고 단결하려고 해야지 과거를 가지고 탓하면서 미래를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서해안 기름유출] “대통령께 삼성그룹에 압력 넣어 달라고 했다”
대화는 서해안 기름유출과 관련 가해기업인 삼성의 책임문제로 넘어갔다. 충남도는 최근 ‘서해안 살리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는 도 자체적으로 올해 안에 598억 원을 투입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양생태계 복원사업을 조기 마무리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여기에도 삼성그룹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내용이 들어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통령의 역할’을 주로 주문했다.
“삼성그룹이 56억 원의 법적 책임한도액만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겠다. 이명박, 박근혜 당선자 두 대통령을 뵐 때마다 이 문제에 대해 나서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좀 더 효과를 내려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무리한 요구도 아니다. 삼성그룹차원에서 책임지고 기여하겠다며 지역발전기금을 약속했다. 그 액수에 대해 대통령께서 해당기업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있다”
안 지사는 올해 ‘3농(농어업·농어촌 혁신) 혁신’을 도정 제1 목표로 내세웠다. 올해 주요 실천 과제 중 하나는 농업보조금 중 직불금 제도개선이다.
“국회와 정부에 직불금 제도개선을 요구하겠다. 새 정부에 OECD 국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농가직불금에 대한 국가보조금 비율을 높이기 위해 책임지고 노력해보겠다”
유럽 제1의 농업국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2009년 기준 농업수득에서 정부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35.1%에 이른다. 미국도 농업소득의 27.8%가 직접지불금이다. 반면 한국은 13.7%에 머물러 있다. 충남도의 경우 자체사업으로 도내 거주 벼재배농가에 대하여 경영안정직불금을 올해 287억 원을 지원했다.
[3농 혁신] “15조원 예산에 정책만 400여개, 한 가지라도 양껏 먹게 밥상 차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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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는 농업문제에 대해 도지사와 정부, 농민이 각각 감당해야 할 몫을 명확히 규정지었다. |
-기업농이 아닌 농업의 근간을 지키는 소농들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농촌거주자들에게 농촌거주지원 보조금제도를 강화하자고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15조원의 농업 예산으로 400여 개의 정책을 쓰고 있다. 그러다보니 전달자만 많다. 반찬 가짓수를 줄이고 한 가지를 주더라도 양껏 먹게 밥상을 차리자는 거다. 양껏 먹고 나서 어떤 방식으로 일할 지는 농민들이 결정하게 하자는 얘기다. 정책의 가짓수를 줄이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는 “농민들이 스스로 나서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 지점은 생산구조와 유통구조 혁신이다. 도지사와 정부, 농민이 각각 감당해야 할 몫을 명확히 한 것이다.
“친환경 유기농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일에 농민들이 함께해 달라. 농민 스스로 친환경 유기농으로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못 버틴다. 농민들이 개별적으로 계획해 생산, 판매하면 백전백패다. 협동조합, 공동법인 등을 통해 일정정도 브랜드 파워와 공급능력을 키우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 협동조합이 광역브랜드 유통망사업을 하면 농민들이 따라줘야 한다”
지방분권 과제 또한 충남도정의 주된 관심분야다.
-취임이후 충남도만의 지방분권을 위한 시책과 향후 계획이 있다면?
“생활자치단위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지방정부를 구현하려 하고 있다. 주민자치공간에 주민자치가 들어가고, 읍면동 행정단위가 주민자치위원회를 돕는 쪽으로 가야한다. 지금은 주민자치위가 읍면동 행정업무를 보좌하도록 돼 있다. 이를 역전시켜야 한다.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해 작지만 가장 시급하고 큰일이다.”
이를 위해 충남도는 교육과 학습, 토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달 15개시군 주민자치위원 읍면동주민자치 관련공무원을 모시고 아카데미행사를 진행했다. 풀뿌리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해 우선 주민자치위원회가 동네자치를 이루기 위한 활동방향에 대해 교육, 학습하고 있다. 사람이 바꿔야 하는 일인 만큼 서두르지 않고 주민자치 유형을 만들고 지역 리더들과 교육과 토론을 계속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충남형 동네자치 모범과 모형들을 만들겠다.”
[지방분권] “시군 자치권 최대한 부여..도와 시군관계도 재정립해야”
-지방자치 제도개선을 위한 충남도의 노력은?
“중앙정부와 인수위에 지방정부의 재정, 조직, 경찰 및 교육자치 문제에 대한 제도적 설계를 다시 하자고 제안했다. 새 정부와 국회에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가 되도록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겠다. 도와 시군관계도 재정립해야 한다.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시군에) 전달, 중계하는 광역행정은 이제는 아니다. 현재 광역행정은 단순히 중앙정부의 국가위임사무를 현장 관리 감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군 자치권 최대한 부여해주고 광역행정은 그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충남 서북부지역 물 부족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최근 ‘수자원 장기 종합계획’에 청양 지천댐을 포함시켰다. 오는 3월에는 ‘충남 수자원 종합개발 계획’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청양군민들은 자연환경 및 공동체 파괴를 우려하며 반대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댐 건설 얘기가 나온다. 도 차원의 대응 계획은?
“충남 서북부지역 물 부족 문제는 엄연한 현실이다.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토론을 제안해 주면 좋겠다. 당장 찬반이 바로 부딪치는 것은 옳지 않다. 누구도 댐건설로 인한 자연파괴와 공동체 파괴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토론을 제안하고 도민이익은 충분히 대표해서 대변하도록 하겠다. 댐 계획규모에 따른 수몰지구 면적, 이로 인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유해요소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겠다”
[청양 지천댐 건설] “긴 안목에서 실인지 득인지 따져야 한다”
-댐 건설에 대한 안 지사의 견해는?
“5년, 10년 단기적으로 보면 이득이지만 50년 이후로 길게 보면 손해가 큰 사업이 있다. 긴급 상황이 아니라면 길게 봐서 실인지 득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본다. 이게 시대적 대세이자 지속가능발전전략의 철학이라고 본다. 수자원과 관련해서도 하늘이 준 지하수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지표수 중심의 수질개선 계획을 주로 얘기한다. 충남도정은 지표수+지하수 자원관리다. 하지만 전국 16개 시도 중 충남이 가장 많은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지하수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수자원 종합개발계획에 지표수 뿐만 아니라 지하수 개발계획과 유지보수 이용계획들을 함께 세워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충남도 기자실 운영문제에 대한 답했다. 충남 새 도청사 기자실은 일부 특정매체에 부스(책상과 의자) 등 운영이 집중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자실 공간을 언론사들이 자율적, 개방형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고 개방형 브리핑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본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언론사들이 형편 및 관행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자율형으로 풀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폐쇄적 운영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홍보협력관실이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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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3시 도청소회의실에서 충남지역 16개 풀뿌리 주간지역신문사들의 연대모임체인 <충남지역언론연합>(회장 윤두영 홍성신문 대표)과 간담회를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