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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에서는 1월29일 시·군단위 최초로 범지역적 차원에서 지역신문 발전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자들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우려를 보완할 공감대 형성 및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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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에서 시군단위 최초로 범지역적 차원에서 지역신문 발전조례 제정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이를 보완할 공감대 형성 및 제도적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당진지역 풀뿌리 지역주간신문인 <당진시대> <당진신문> <당진투데이> 3개사는 29일 오후 2시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 대강당에서 ‘지역신문 발전 조례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지역신문 지원조례 제정여부를 주제로 논의했다.
“언론매체 없는 지역사회는 대화 단절된 가정이나 마찬가지”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공동체와 지역신문’을 주제로 한 주제발표를 통해 “언론매체가 없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지역사회는 대화가 단절된 가정이나 마찬가지”라는 말로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어 “지역 언론은 사유재이면서 공공재이자 공유재”라며 “독자들에게만 이익을 주는 게 아닌 배포지역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지방정부의 지역신문 지원은 매우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며 “선거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역신문의 비판 감시 기능이 더욱 퇴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지원을 통해 지역신문의 신뢰도가 오히려 더욱 하락하고 지역사회 의사소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원위원회 구성, 지원규모 등에 있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역신문 지원 제도를 제대로 추진한다면 경쟁력 있는 언론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 지역주민의 알권리가 실현되고 지역사회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 전국 처음으로 지역신문발전 조례를 제정, 지원하고 있다. 강창덕 경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조례제정보다 중요한 것은 예산지원 및 지출내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 백건의 지출영수증에 대해 일일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며 투명한 운영의 묘를 재차 강조했다.
강 부위원장은 “지역신문 역량강화사업(취재지원), 인턴사원 지원, 취재편집 환경개선, 우편발송료 지원, 세미나 교육사업, 지역성 구현사업(주민참여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연 10억 원을 지역신문에 지원해 어떤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이 많다”며 “단언하자면 기자들이 촌지를 함부로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언론사 스스로 강도높은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혈세지원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
주제발표 뒤 토론에서는 찬반 입장이 엇갈렸다.
안효권 당진시의회 부의장은 “주민자치 완성을 위해서는 지역 언론 발전이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언론도 보도 전문성을 강화해 언론의 역할을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안 부의장은 “의회 내에서 조례제정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기초 자치단체 중 처음 있는 일로 의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종식 당진시개발위원장은 “지역신문 발전 조례제정은 건전한 언론발전과 제 역할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을 통한 역기능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며 “다만 신문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 등 언론사 자체의 개혁방안도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순환 당진투데이 대표이사는 “지역신문 지원의 필요성이 논의된 데 대해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지원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조례제정을 서둘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만약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조례가 만들어질 경우 지역 언론의 자기 성찰, 혈세 지원에 대한 공감대 형성, 엄격한 검증과정, 기자교육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청석에서는 중앙정부와 충남도 차원의 지역신문 지원에 이어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지원을 한다면 이중 삼중 지원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규만 홍보정보담당관은 “조례제정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지역신문지원조례 논의가 처음 있는 일일 만큼 서두르기보다는 객관적 기준을 만들고 많은 논의를 통한 범시민적 공감대 형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총괄토론을 통해 “우려는 타당하지만 차단할 장치를 만드는데 논의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신문사를 지원해 주자는 게 아니라 지역주민의 의사소통과 정보접근권 보장이 먼저”라며 “배고픈 아이 지원하기 위해 식당에 지원하지 않듯 지역신문도 수용자(당진시민)을 기준으로 지원한다는 원칙을 지키면 된다”고 조언했다.
강 부의장도 “우려를 이유로 지원조례 제정을 신중하게 하자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다”며 “선험 지방자치들이 제도적 장치를 참고해 운영의 묘를 살려 제도적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약 50여 명의 당진시민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언론 지원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곳은 경남도와 충남도, 부산광역시, 광주광역시 등 4곳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조례제정 논의를 벌인 곳은 당진시가 처음이다.
이철환 당진시장 “최대공약수 찾겠다”
한편 이철환 당진시장은 이날 토론회 축사를 통해 “지역신문은 지역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토론회 뒤 논의를 통해 최대공약수를 찾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방자치가 이 만큼 발전한 데에는 지역신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 토론회 또한 당초 경남도의 지역신문 지원조례를 벤치마킹 해보자는 데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0억 원의 사업비를 갖고 경남도는 지역의 언론 역량 강화와 지역성 사업을 하는 데 우리는 왜 못하냐”며 “지역신문인 만큼 지역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