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으로 ‘자아의 행복을 통한 공감’을 만드는 사람들이에요. 온양창작사진 아카데미에서는 사진에 인문학적 의미를 담아 이야기가 있는 예술사진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나 사물자체가 가지고 있는 존재의 이유, 즉 사물에 대한 의미를 시각화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온양6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김종우 교수의 지도아래 사진교실을 수강 중인 20여 명의 회원들. 이들을 이끌어가는 성열호 회장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인문학에 근거를 둔 철학적 예술사진을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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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열호(67·온양창작사진 아카데미 회장) |
셔터를 누르는 행복
“2008년 8월 온양중앙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했어요. 학교에서 근무 할 당시 학습자료와 행사·홍보자료 등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 일이 많았었는데,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 늘 아쉬운 감이 있었지요. 그러던 중 사진교실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 지금까지 배움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는 사진교실을 통해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뿐 아니라 인생에 대한 의미와 자아 찾기 등 인문학적 철학을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의 구도와 카메라 기능을 배우려 했던 그에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주어진 셈이라고.
“2011년 9월 사진교실이 개강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두 번의 강의가 이뤄졌는데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았어요. 보통 사진이라고 하면 풍경이나 인물, 사물 등 눈에 보이는 정지된 화면을 촬영하는 것이지만 철학적 예술사진에는 사색과 여운 등 이야기가 끊임없이 재생산 되는 매력이 있거든요. 그 매력에 푹 빠진 것이지요.”
또한 그는 사진을 통해 비어있는 마음을 채울 수 있다고 귀띔 했다.
순간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사진뿐인데,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설명이다.
“사진교실의 첫 야외수업이 생각나네요. 눈에 보여지는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는다고 마구잡이로 셔터를 눌렀는데 그렇게 촬영한 사진에는 ‘담겨진 이야기’가 없더군요. 누구나, 누구든 촬영할 수 있는 ‘복사사진’을 촬영했던 것이지요. 이후부터는 피사체(사진을 찍는 대상이 되는 물체)를 보고 잠시 생각을 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그에 따르면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까지는 피사체와의 충분한 교감이 필요했고, 피사체와의 교감은 자신 안에 잠재된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는 동시에 내면 안팎으로 행복감을 전해준다고 설명했다.
“피사체와의 교감을 통해 얻어진 사진은 오랫동안 여운을 남겨요. 사진을 통해 전해지는 ‘나만의 이야기’는 당시의 행복을 오래토록 간직할 수 있게 해주지요. 해서 ‘당신은 왜 사진을 하는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사진을 한다’고 대답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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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12일 봉곡사에서··· |
복사사진을 촬영하고 싶으세요?
‘복사사진을 촬영하고 싶으세요?’
그가 김종우 교수의 지도를 통해 전하는 복사사진이란 누군가가 촬영했던 사물을 그와 비슷하게, 또는 약간의 변화를 주어 촬영하는 사진을 말한다.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이 일품인 안면도 할미·할아비바위를 예로 들자면 사진촬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촬영했을 법한 곳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다. 모두가 고가의 카메라 장비를 앞세워 비슷한 사진을 촬영하지만 사진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없는 사진이 대부분인 것이다.
“평소 사진전시회를 다녀보면 풍경사진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더군요. 해당사진들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멋지다’, ‘느낌 좋다’와 같은 생각은 들지만 ‘왜 이렇게 촬영했을까’,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등의 궁금증과 여운은 남지 않았어요. 사진이라고 하면 통제된 사물과 작가의 의식이 만난 결과물인데 ‘멋지다’, ‘느낌 좋다’ 만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아쉽다고나 할까요.”
이어 온양창작사진 아카데미 성열호 회장은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 됨에 따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사진과 독특한 사진을 촬영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복사사진’에 그치고 있어요”라며 “사진을 촬영하기 전 피사체와의 충분한 교감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 안에 잠재된 또 다른 ‘나’의 마음을 통해 피사체와 교감을 이뤄내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한다면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이 공감 할 수 있을 것이에요”라며 철학적 예술사진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