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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사진창작 아카데미 성열호 회장 작품 |
2013년 1월12일 오전 10시 김종우 교수의 지도아래 온양사진창작 아카데미회원들과 함께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한 봉곡사로 출사를 떠났다.
봉곡사에 도착한 나는 한 겨울 산사에서 전해지는 맑은 공기를 마시고, 차츰차츰 호흡을 가다듬어 눈이 아닌 마음으로 주변을 읽기 시작했다.
마음의 눈에 비친 장독대와 대웅전의 처마, 대나무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전해왔고, 소곤거리듯 흐르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셔터를 살며시 눌러본다.
그들과 나눈 찰나의 교감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일으켜 세웠고, 나는 또 다른 나를 통해 내 마음 깊은 곳의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마음을 통해 세상을 날아오른 그는 대웅전 처마에 위에 살포시 자리 잡은 눈 위에 머물다가 이내 바람 되어 대나무 숲을 휘, 휘 노닐었다.
장독대 위를 통통 뛰어다니다가도 기와담벼락에 걸터앉아 턱을 괸다.
눈 밭 한 가운데에 대자로 누워 하늘을 보다가도 어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흐르는 눈물을 닦는다.
잠시의 마음으로 감정을 일으킨 그가 머물던 자리는 선명한 점이 되고, 그의 움직임은 자유스러운 선이 되어 산사 이곳저곳에 흔적을 남긴다.
나는 그저 그가 머문 자리에, 그저 그의 흐름을 따라 셔터를 누르고 또 눌러본다.
봉곡사를 다녀온지 벌써 일주일이 지나간다.
그러나 내 마음을 떠난 그는 여전히 대숲을 노니는지 눈을 감으면 마음 한편이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당신은 왜 사진을 하는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사진을 한다고 답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