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2012년 충남지역 청소년,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의 26%, 청년의 20%가 아르바이트 당시 최저임금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지급되는 주휴수당의 경우 심지어 90%의 사업주가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는 지난 10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2년 충남지역 청소년 청년 알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저임금적다 노동조건 개선 요구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는 2012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충남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노동 실태’에 관해 설문조사와 상담을 진행한 결과,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으며, 심지어 주휴수당은 10명 중 단 1명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지급받은 경우는 청소년과 청년을 합해서 10%에 불과했고, 청소년의 70%는 심지어 부모동의서도 없이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의 90%가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의 68%가 용돈이나 생활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한다고 답했다.
최저임금에 대한 시각차도 보였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80%가 최저임금이 적다며 2012년 기준 6000원(법정 4580원)의 시급을 요구했다.
가장 원하는 노동조건 개선사항 또한 임금이었다. 청소년과 청년의 70% 정도가 시급인상, 최저임금 준수, 주휴수당 지급, 가산임금 지급 등을 꼽았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부당노동행위를 당했을 때 노동권을 알지 못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도 드러났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5명 중 4명은 부당대우를 받아도 그냥 참거나 내 잘못이라고 여기고 조심하거나 또는 일을 그만 둔다고 답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청소년의 73%, 청년의 91%가 아르바이트 권리보호법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충격적인 것은 지난해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여학생이 사업주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스스로 목을 매고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 ‘사장이나 상사, 손님에게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청소년의 5.8%, 청년의 14.1%가 1번 이상의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노동인권교육 절실
고용노동부와 교육기관의 연소자 노동행정도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지원센터는 천안과 보령지청이 공개한 ‘최근 3년간 방학기간 연소자 고용사업장 점검자료’를 분석한 결과, 충남지역 1개 시군당 평균 점검사업장 수는 천안지청이 5.5개, 보령지청이 1.26개였고, 주휴수당 지급, 가산임금 지급,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등 주요 노동법을 위반한 사업장 비율도 이번 실태조사결과보다 현저히 낮았다고 밝혔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2011년 말, 청소년 고용 사업장의 노동법 위반행위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104개 고등학교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안심알바신고센터’의 경우 충남지역 88개 고등학교 중 4개 학교에만 설치되었으며, 확인결과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는 단 한 군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지원센터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노동인권교육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센터 관계자는 “이번 알바실태조사 개별상담 중 느낀 가장 우려스러웠던 점은 부당노동행위를 당했음에도 노동권을 알지 못해 대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라며 “앞으로 노동자나 고용주가 될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첫 사회경험인 알바노동을 통해 불법과 편법이 버젓이 자행되는 노동현실을 접하게 한다면, 우리나라의 노동관계는 후진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은 이미 교과과정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우리도 정규 교과과정에 이를 포함시켜야 하며, 당장 어렵다면 매년 몇 차례의 노동인권 강좌라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