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용시장 유죄에서 기사회생, 천안~청주공항간 직선노선 물거품, 의정비 전국최고인상안논란 결국동결, 구제역 지역농가 직격탄, 국제비즈니스파크 사실상 백지화, 서민울린 전세사기사건, 근절되지 않는 공무원 비위, 충격적인 교내 성폭력 미온대처논란, 고교평준화 도입 이젠 주민들이 나선다, 희망의 주민참여예산제 걱정스런 출발.

본지가 2011년 12월 말 뽑은 ‘한해 10대뉴스’의 제목들이다. 성무용 시장이 신년화두로 ‘미성재구(美成在久-훌륭한 성과창출은 오랜 시간을 통해서 만들어진다)’를 내놨지만 침체된 경기는 2011년 내내 지역사회를 어둡게 했다. 그런 영향인 듯 10대뉴스도 밝지 않은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12월을 마감하는 즈음, 올 한해 지역사회의 현안은 조금 밝아졌을까. 본지는 지역사회에 화제가 됐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천안 10대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주>

 천안시 ‘자금없는 이월’ 논란

1월16일 천안시의회 임시회장. 성무용 천안시장이 굳은 표정으로 분식회계건과 관련해 공식사과를 발표했다.

순세계잉여금 결손이 나타나자 천안시는 마치 다음 회계연도로 이월되는 자금이 있는 것처럼 가공의 이월금을 계상해 순세계잉여금 결손을 흑자로 분식회계 처리한 것을 감사원이 적발해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자금없는 이월’은 5년간이나 번복한 후 2010년에야 멈췄다. 다행이라면 감사원의 감사(2011년)가 있기 전에 스스로 멈췄다는 점이다. 시는 잘못 처리됐음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심각성에 대해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며 반발했다.

시는 국내의 장기불황에 대처해 과감한 긴축운용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주요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세출확대가 이뤄진 점, 아울러 자금없는 이월제도에 대해 실무적으로 안이하게 인식한 점, 그리고 예산편성 기법상 계상년도를 적정 조정해 상당한 이월액을 줄일 수 있었음에도 실책한 아쉬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기업운영에서 범법죄에 해당하는 분식회계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감사원은 관련담당자 2명에게 다소 가벼운 징계처분을 요구하는 것으로 그쳤다.

한동안 시끄럽던 분식회계 논란은 천안아산경실련을 포함한 일부 시민단체가 법에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지만 ‘기각’처리되며 일단락됐다. 한편 천안시의회에서 결산승인절차시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점을 들어 의회기능의 부실함을 탓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선거 ‘양승조·박완주’ 승리

4월11일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천안시는 양승조(민주통합당·천안갑)와 박완주(민주통합당·천안을)의 승리로 결정났다.

갑구는 양승조가 3선의원을 지켜냈으며, 을구는 박완주 민주통합당 후보가 보궐선거로 1년 임기를 마친 김호연 새누리당 후보를 제꼈다. 이로써 천안지역에 배정된 두자리 국회의원 자리는 민주통합당이 아성을 구축했다.

갑구의 경우 양승조 후보는 5만7810표(51.5%)를 얻어 4만4897표를 얻은 새누리당 전용학 후보를 1만2913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3선에 성공한 양승조 당선자는 “성실·정직·정도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항상 소통하는 정치를 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을구는 박완주(민주통합당) 후보가 41.9%(4만1945표)를 얻어 40.0%(4만48표)를 받은 김호연(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 겨우 1897표차가 승패를 갈랐다. 박완주 후보는 서민의 대변자임을 자처하며 “발로 뛰고 곁에서 잘 듣는 모범의원이 되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신부동불법노점상 ‘강제철거’

시는 대로변 노점행위가 심각한 불법임을 내세웠고, 해당 노점상들은 갈 곳 없는 생계형 노점행위임을 주장하며 맞섰다. 현장에 집결한 수백명의 경찰은 사고를 대비하며 관망세로 있었다. 결국 폭행사고까지 벌어지며 상처를 남겼으나, 노점상인들이 철탑공원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신부동노점상 강제철거는 불법노점상에 대한 법적·사회적 시스템이 좀 더 엄격하면서도 세심하게 구축돼야 한다는 숙제를 갖게 했다.
<김학수 기자>

고교평준화, 65%이상 찬성해야 도입 가능해졌다

천안을 비롯한 충남지역의 고교평준화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7월6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고교평준화실시기준 여론조사 찬성비율을 65%이상으로 하는 내용의 충남고교평준화 조례(안)를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충남교육청은 기존에 70%이상 찬성시 평준화를 도입하자는 취지의 조례안을 낸 바 있어 사실상 고교평준화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
게다가 여론조사의 대상 및 시기선정, 가중치 배분, 찬반 외에 ‘모름’을 넣을 것인가 등 방법론적인 영역 또한 대부분 교육감의 권한으로 귀속돼 있는 상황이어서 고교평준화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천안지역을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충남교육청과 도의회를 규탄하는 한편 학부모모임 강화, 다양한 캠페인 전개로 여론조사 65% 찬성이라는 높은 벽도 넘어서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 고교평준화 도입을 주도해 온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공청회 개최, 여론조사시 학생과 학부모 및 교직원들의 전수조사를 주장하며 청원서명을 진행 중이다.

교사가 장애제자 성폭행, 천안인애학교 사건

“피해자 숫자와 피해행위를 볼 때, 영화 ‘도가니’ 사건으로 알려진 광주 인화원 사건보다 불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이 훨씬 높고 죄질이 나쁜 사건이다.”
천안 특수학교 ‘인애학교 성폭력 사건’의 용의자 이모씨(47)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떨어졌다.

인애학교 성폭력 사건은 천안의 공립특수학교인 인애학교에서 교사로 재직중이던 이모씨가 지적장애가 있는 여자 제자들을 상대로 수차례 상습적인 강간 및 강제추행, 협박을 저지른 사건으로 천안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9월26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동욱)는 천안 인애학교 여학생 7명을 상대로 강간과 장애인에 대한 준강간, 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전자추적장치 부착 10년, 신상공개 10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이 지난 9월10일 구형한 징역 18년 보다 훨씬 강력한 판결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피고인 이모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고 현재 추세로 볼때 2차 선고공판은 다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피해학생, 피해학부모들의 마음고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애학교시민대책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들과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 교원 중에 직무유기, 증거인멸, 권력남용, 차별, 2차 가해를 저지른 교사들에 대해 민사소송을 시작할 계획. 또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충남도교육청 교육감과 담당자들에게도 연대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도입시행 첫 해 주민참여예산제, 평가는 ‘극과극’

2012년 올해 처음으로 주민참여예산제가 실시됐다.
주민참여예산제는 그동안 지방정부가 독점하던 예산권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으로 ‘지방자치 이념’과 ‘재정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제도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천안시 주민참여예산제의 제도적인 완성도는 천안시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실무지원단을 조례로 제도화해 놓은 곳은 천안이 최초였고 그 내용들도 타 지역보다 무척이나 선진화한 내용이다.

하지만 올 한 해 처음 운영한 결과에 대한 내외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조례가 확정, 공포된 이후 여러 가지 논란과 갈등 끝에 주민참여예산지원단, 지역회의가 구성되고 공청회 및 설명회, 주민참여예산위원총회가 잇따라 열렸다.
천안시는 이 과정이 ‘민주적 투명성, 절차성을 갖추고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주민참여예산의 본래 취지와 목적에 잘 부합됐다’고 평가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시의 일방적인 주도와 개입을 줄이고 분과회의와 본회의의 기능 및 위상 을 시급하게 재정립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민들이 시의 살림에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주민참여예산제. 2013년에는 양측의 간극을 줄이고 서로의 역량을 하나로 뭉쳐 극대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교육 비정규직들, ‘교육감이 고용 책임져야’

올 하반기 교육계는 돌봄교사, 급식조리사 등 교육비정규직들의 고용불안이 논란이 됐다.

지난 7월, 충남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초등돌봄교실 위탁계획을 내놓았다. 도 교육청은 사회적기업 위탁을 통해 돌봄교사들의 정년을 보장하면서 사실상의 무기계약직화, 4대보험, 연봉1200만원 등 현재보다 훨씬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돌봄교사들은 충남교육청이 직접고용, 무기계약직 채용을 회피하고 기업으로 떠넘기겠다는 의도로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고용주로써 우월적 지위에 있는 도교육청은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면서 사전에 충분한 소통의지를 보여주지 않았고 정황은 분명한데 ‘강제가 아닌 배려’라 주장하며 반발을 자초했다.

한편 급식조리원, 상담원, 청소원, 행정업무보조원, 특수교육보조원, 방과후강사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지난 11월9일 사상최초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호봉제 시행, 교육감 직접고용, 교육공무직 법안제정을 촉구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똑같은 저임금’에 정규직이 받는 복지혜택 제외 등 처우뿐만 아니라 정년과 계약기간 등의 고용관계에서도 차별이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천안에는 시간제 근무자를 포함해 1800여 명의 학교회계 비정규직 근무자들이 행정, 조리 등 35개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