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방면의 많은 전시회를 다녀봤지만 전시회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살면서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지난 1년 여간 사진예술의 이론과 실기를 공부했는데, 전시장 한 쪽 벽면에 제 작품이 걸려있는 것을 보니까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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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현(42·온양사진창작아카데미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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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사진창작아카데미의 첫 작품전시회에서 만난 최수현 씨는 역사와 철학, 문학, 예술 등 인문학적 사진예술을 배워가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를 대표하는 그녀의 사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사물과 사진을 대하는 그녀의 마음은 프로 사진작가 그 이상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사진이에요. 독립기념관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에서 첨탑을 다중촬영 기법을 활용해 찍은 것인데요. 첨탑을 보자마자 우리민족을 괴롭힌 일제의 만행에 화가 치밀어 오른 그 감정 그대로를 실은 작품이에요. 카메라를 이용해 첨탑을 무너뜨린 것이지요.”
그녀가 사진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지난해 역사공부를 위해 찾아간 YMCA에서 인문학적 사진을 처음 접하면서 부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물·사물·풍경 사진이 아닌 사진속에 작가의 철학이 담겨있어 호기심이 일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온양6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사진클럽에서 ‘사진은 언어다. 내면을 표현하라’는 김종우 사진작가의 가르침을 따라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철학과 언어를 사진을 통해 표현한다고 전했다. 사물과 풍경을 대할 때 뷰파인더를 통해 그대로 전달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철학과 언어를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온양사진창작아카데미 총무 최수현 씨는 “나이 마흔을 넘기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졌었는데 사진을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지요”라며 “지금은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아요. 무심결에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사물에도 그만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항상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제 자신만의 사진색을 찾아가겠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