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에는 학교폭력이 없을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아이들은 무엇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는 걸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즐거워할까. 즐거운 학교에 대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해답은 방과후학교 동아리 활동에서 찾게 되었지요. 그렇게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 ‘충무초등학교 여자 배구부 창단’으로 이어진 거에요.”
|
여자 배구부를 창단한 충무초등학교 이규화 교장의 간절한 바람은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다. |
지난 15일, 여자 배구부를 창단한 충무초등학교 이규화 교장의 간절한 바람은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다.
아이들이 뛰노는 즐거운 학교는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뿐더러, 학력수준도 자연스레 향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에는 지식기반 사회에 부응하는 훌륭한 영재도 필요하지만 특별한 재능의 인재도 요구되는 만큼 다양한 영역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이 어떤 취미를 좋아할까 싶어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배구를 좋아한다고 답한 아이들이 생각 외로 많았어요. 그래서 그 아이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겠느냐’라고 설문조사를 다시 해보았지요. 그런데 저학년과 고학년 학생 40여 명이 ‘하겠다’라고 답을 해 배구 동아리가 탄생하게 됐어요.”
그러나 배구 동아리가 정식 배구부로 창단하는데 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우선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해야 했으며, 배구부 운영에 따른 경비마련과 후원 기업체를 찾아야 했다. 이에 이규화 교장은 배구부 창단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한편 아산교육지원청을 시작으로 충남도교육청, 아산시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
충무초등학교는 지난 15일 여자 배구부를 창단했다. |
“많은 학부모들이 ‘공부에 지장 있다’며 배구부 창단을 반대했지만 저는 ‘아이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임을 강조하며 학부모들을 설득했어요. 또한 공부에 지장이 없도록 담임교사가 아이들 개개인의 학력향상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담임실명제를 도입해 학부모들의 호응과 함께 허락을 얻어낼 수 있었지요.”
배구부 창단을 위한 그녀의 열정은 학교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3월 복기왕 아산시장이 17개 읍·면·동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직접 듣기 위해 민생투어 대장정을 마련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녀는 ‘충무초등학교에서 여자 배구부를 창단하려고 하는데, 학교의 부족한 예산으로는 엘리트 체육을 진행할 수 없다. 학교는 자구책으로 노력하겠지만 아산시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건의한 바 있으며, 충남도교육청과 아산교육지원청의 관계자를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을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충무초등학교에서 배구부를 창단할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줬는데 그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요.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라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줄 수 없지만 1차로 계획한 5년, 2차로 계획한 10년 안에 배구명문 초등학교로 성장해 보이겠어요.”
그녀는 충무초등학교 배구부를 통해 학교의 자랑, 배구의 명문, 아산의 자랑 등을 꿈꾸었다. 덧붙여 충무초 배구부 창단이 개교 4년차인 학교에 전통과 역사를 불어넣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양효진 선수와 김연경 선수, 배유나 선수, 황연주 선수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자 배구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배구부의 역할이라고 귀뜸했다.
“개미와 베짱이 신판을 보셨나요? 어른들이 알고 있는 베짱이는 추운 겨울 개미에게 양식을 구하러 가지만 신판에 등장하는 베짱이는 그동안 연습한 노래실력으로 신곡을 발표했는데 그것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부와 명예 모두를 얻지요. 반면 열심히 일한 개미는 신경통과 관절염, 허리 디스크에 걸려서 그만 자리에 눕고 말았어요. 열심히 일하는 개미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아이들은 저마다의 재능이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어요. 그리고 충무초 배구부는 배구에 소질과 재능이 있는 아이를 발굴하는 것이구요.”
배구 꿈나무를 위한 ‘후원 단체·기업’ 어디 없나요?
충무초등학교 이규화 교장은 배구부를 지속적으로 후원해 줄 수 있는 지역의 기업체를 애타게 찾고 있다. 내년 1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 초등학교 배구대회에 출전하고 싶어도 훈련비와 경비가 턱없이 부족해 엄두조차 못 낸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녀는 “배구부 감독과 15명의 배구선수들은 ‘아직 시간이 남았다. 최선을 다하면 해볼 만하다’면서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 해요. 그러나 보내주고 싶어도 경비가 없어 보내줄 수 없는 심정은 오죽 하겠어요”라며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라는 말이 있듯이 미래의 배구 유망주를 위한 지역민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