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세산단 폐수종말처리수의 용정천 방류로 친환경쌀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몰리자 주민들이 용정천 정비공사를 막아서고 전용관로 매설을 촉구했다
용정천 정비공사가 한 창 진행 중인 가운데 풍세면 주민들이 공사를 중단하고 나섰다.
천안시와 용정리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 8월 천안시 소하천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2008년 4월 풍세일반산업단지 승인을 충남도로부터 받은 후 2008년 11월 풍세일반산업단지 조성계획에 따라 용정천 소하천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 2009년 2월 완료했으며 5월부터 용정천 공사를 진행했다.
현재 이 공사는 대한토지신탁㈜가 시행사이며 ㈜세흥이 위탁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계획을 주민들에게 말도 없이 변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 풍세산단 조성계획에 따른 용정천 하천정비 및 오폐수관로 매설공사(안)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세흥은 이 사업을 당초 용정천~곡교천 2.4㎞ 구간에 20억원을 들여 용정천 하부에 별도의 500mm 관로를 매설, 풍세산단 폐수종말처리장의 처리수를 곡교천에 방류할 계획이었다.
이는 풍세산단 처리수가 용정천에 직접 유입되면서 발생할 범람과 용정천 인근 36만㎡의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되는 친환경쌀 생산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변경승인을 득하면서 관로매설 계획을 제외시켰다. 2009년 승인을 받았음에도 PF자금 등 자금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관로매설을 제외시킨 것.
시는 당시 폐수종말처리장을 거친 방류수가 농업용수보다 수질이 깨끗해 방류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계획을 변경했고 금강유역환경청은 이에 대해 정비사업 후 영향조사를 위해 용정천 상류와 하류에 영향조사 거점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사업변경을 승인해줬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변경내용은 법적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설명회를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공람은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은 분개, 사업현장의 출입로를 농기계로 막고 공사를 중지시키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용정 1리 현광혁 이장은 “사업설명회 당시 자신들이 하겠다고 한 계획을 이제와 주민에게 일언반구 없이 바꾸고 진행하려 하고 있다”며 “9년 전부터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하는 친환경 논 한가운데로 흐르는 용정천에 소량의 산단 오폐수가 흐르게 되더라도 친환경농산물 인증이 취소,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이장은 또한 “이미 농로 경사면으로 조성돼 있는 옹벽을 다 허물고 돌망태로 대신하려 하는데 그렇게 되면 도로폭이 좁아질 것”이라며 “기존 옹벽은 살려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게 바람직 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불만도 나왔다. 용정천 상류는 아직 토지보상도 완료 못한 채 지난 태풍때 물이 넘어 흙이 논을 덮어, 피해가 발생했지만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
주민들은 당초 계획대로 산단 처리수 전용관로 매설과 도로폭 유지 등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될 때 까지 공사를 막겠다고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방류수는 풍세산단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된 깨끗한 물이지만 친환경인증 쌀 재배지역인지 시행사에서 몰랐던 것 같다”며 “인증기관에 인증 영향에 대해 확인절차를 진행중이며, 시에서 방류관을 매설하는 것을 독려하고 있고 시행사 내부에서도 매설하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 하천 폭에 대해서는 “현재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강수량은 시간당 82mm, 유속은 초당 3.48m까지 수용이 가능, 전문 기술자들의 연구를 통해 산정한 규모”라며 “주민들의 요구대로 기존 옹벽을 살려 도로폭은 변하지 않게 조치할 계획으로 다만 옹벽이 조성되지 않은 구간은 콘크리트보다 친환경적 재질로 된 자연석 돌망태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훈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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