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와 코스트코 천안입점 포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25일 천안시청 기자실에서 박완주 국회의원, 중소상인살리기 충남네트워크,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천안시 상인연합회, 천안시슈퍼마켓협동조합, 천안시 유통상인연합회, 천안시나들가게연합회는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지역 진출과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지역의 전통시장, 동네 슈퍼, 소자영업, 지역유통업계가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 단체는 대자본이 골목상권까지 침투함으로써 발생하는 전국 수백만명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의 문제이며, 이것은 지역상권의 붕괴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천안시민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천안시는 현재 영업중인 대형마트가 7만5000명당 1개꼴로 전국평균 12만명당 1개꼴보다 대형마트가 많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현실에서 추가로 진행중인 백석동의 이마트와 천안시 공영개발사업인 3산업단지 확장사업 부지 내 차암동의 코스트코(토지계약완료, 건축허가 통과) 입점예정과 인근 KTX역(아산)의 대형마트까지 합치면 인구 5만명 당 1개꼴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법률안 발의
입점총량제 도입, 사전 주민설명회 의무 개최

지난 9월 이들 단체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중소상인 살리기 대책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민주화와 중소상인 살리기 3대요구안, 6대 입법과제’를 제안한 바 있다.
이와 연장선으로 이날 참석한 단체들과 박완주 의원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함께 검토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법률안의 주요내용은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에 있어 지식경제부장관이 총허용량을 정하여 이를 초과하는 개설 또는 증설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입점총량제를 도입하고,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시군구 중심으로 운영하도록 하며, 대형마트 등 입점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거나 부득이한 경우 사전공고를 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또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대규모점포 등의 개설이 주변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도록 하는 ▶지역상권 영향평가 도입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박완주 의원안은 이미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유통산업발전법과는 다르게 영업제한 시간 및 의무휴업 위반 점포에 과태료 3000만원 이하를 부과하도록 하던 것을 해당 영업으로 얻은 수익금 전액을 과태료로 부과, 지역상권과 중소유통기업을 보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완주 의원은 “경제민주화라는 것은 거대담론이나 학문적 용어가 아니라, 중소기업이 대기업에게 박탈된 기회를 되찾게 해주거나 중소상인들이 시장경제 위에 설 자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국가가 상생, 동반성장, 균형발전을 하도록 하자는 내용일 것”이라며 “11월 국회에서 법안심사가 이루어지는 만큼 이 법률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과 참여 단체는 이날 ▷국회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 ▷천안시가 코스트코에 매매한 3산업단지 확장사업 부지 계약취소 ▷코스트코 코리아 천안시 입점계획 철회 등을 요구했다.

12월 대형마트 의무 휴업 재개

천안시가 대형마트의 법정 소송으로 무산됐던 영업제한 재추진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한다.
지난 24일부터 열리는 천안시의회 제160회 임시회에 ‘천안시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상정했다.
이번 개정조례안은 상위법에 저촉되는 조항을 모두 수정했다. 기존 제15조 2항의 ‘대규모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등’을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에 필요한 사항’이라고 수정하고, ▶대규모점포 등과 중소유통업계 간 상생발전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지역 내 대규모점포 등이 중소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 ▶유통산업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에 미치는 효과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적용에 있어서 유통업체 간의 형평성 및 유통질서 확립 ▶실효성 확보를 위한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제에 대한 강구 ▶명절 등 특수기간에 대한 적용 예외 등의 항목을 삽입했다.
또 시장은 이 6가지 항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영업시간제한 및 매달 2일 범위 내에 의무휴업일을 정할 수 있으며, 변경 시 소비자단체,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유통기업 등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게 됐다.
사전통지와 의견청취 과정도 삽입했다.
이번 개정안 제15조 3항에는 시장은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경우 행정절차법 제21조 규정에 따라 사전통지에 따른 의견제출 기간을 10일 이상 부여해야 하며 확정 처분을 할 때는 처분의 이유와 행정심판 제기 및 기타 불복여부와 청구절차, 청구기간 등을 업체에 고지하도록 했다.
이밖에 제16조에 명시된 과태료 3000만원에 대한 내용은 아예 삭제했다.
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9월21일~10월11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기간을 마쳤고 사전에 위법성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의 법적자문까지 구한만큼 법원의 위법성 지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음달 조례공포 및 사전 행정처분 뒤 12월부터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을 시행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시장이 영업을 제한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천안시는 용역을 추진해서라도 대형마트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천안시 소재 대형마트 및 SSM 등 25개소에 대해 영업시간 규제에 관한 방침을 결정하겠다”며 “대형마트 등에 사전 행정처분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영업시간 제한 확정처분을 내리는 등 모든 절차를 연말까지 마무리,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