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학생의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자 아산의 통일교육 담당교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온양초등학교(교장 박주한)가 지난 23일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 중간보고회를 개최한 것.
이날 보고회에는 아산교육지원청 김광희 교육장을 비롯해 관내 통일교육 담당교사 42명이 참석했다.
‘통합적 맞춤형 교육지원 프로그램 구안·적용을 통한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을 주제로 운영한 정책연구학교는 지난 3월부터 시행해 오는 2014년 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충청남도교육청 지정으로 시행 중인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의 운영과제는 ▷탈북학생의 즐겨운 학교생활을 위한 교육기반 조성 ▷통합적 맞춤형 교육지원 프로그램 구안·적용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교육지원 등이며, 운영성과는 ▶학습에 대한 관심 및 학습태도 향상 ▶자존감 향상 및 문화적 역량 함양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를 통한 전문·효율적 교육지원 ▶통합교육의 기반 조성 등이다.
온양초등학교 박주한 교장은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학생들은 탈북과정에서 교육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등 학습공백 및 남·북한의 교육문화, 사회·심리적 차이 등으로 교육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은 남한사회의 선입견과 편견 때문에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온양초의 모든 교직원은 그들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지원 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목숨을 걸고 남한을 택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남한사회의 선입견과 편견이 아닌 배려와 나눔이다”라며 “통일교육 담당교사들은 북한 동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포용교육을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온양초는 북한이탈주민 밀집지역이 위치한 학구로 2007년 처음 탈북학생이 전입한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11명의 탈북학생이 재학 중이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탈북학생 표준(보충)교재 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교재의 현장적합성 검토 작업에 함께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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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초등학교 박주한 교장은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 중간보고회에서 “목숨을 걸고 남한을 택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남한사회의 선입견과 편견이 아닌 배려와 나눔이다”라며 “통일교육 담당교사들은 북한 동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포용교육을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
친구들의 놀림 점점 사라져
‘3학년 OOO이 북한에서 왔다고 놀립니다.’
‘친구들이 중국낑낑이, 북한애라고 놀려서 속상합니다.’
‘나는 빨갱이가 뭔지도 모르는데 일부학생들이 빨갱이라고 놀려서 속상합니다’
지난 4월 전담 코디네이터를 통한 탈북학생들과의 면담에서 학생들이 했던 말이다.
이들은 특히 출생지(중국) 때문에 놀림을 받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그로인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학생, 자아존중감이 떨어진 학생이 생겨났다.
또한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한 허전함을 학교 친구들에게 공격적 행동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학생도 나타났다.
그러나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 시행 후 10월에 시행한 면담에서 ‘학교에서 나를 놀리고 싫어하는 친구가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이 ‘없다’라고 답했으며, 한 학생은 ‘예전에는 친구들과 언니들이 놀렸는데 지금은 안 놀립니다’라고 답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지난 2009년 남한으로 들어온 최경훈(6학년)군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온양초등학교를 다녔다. 처음에는 내가 말을 빠르게 하면 친구들이 내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친구들이 말을 빠르게 하면 나 또한 알아듣지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한 것 같다”라며 “말투를 가지고 놀리는 친구는 더러 있었지만 탈북학생이라고 심하게 놀림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를 하고나서부터 그런 놀림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멘토링제·교육도우미 호응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에서 다양한 멘토링제와 교육도우미가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과제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성에 대한 담임교사 설문에서 사제동행 멘토링 사업과 방과후 지도 및 전담코디네이터 활용 교과지도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
온양초는 탈북학생의 결손 된 기초학습 능력을 보완하고 학교 적응력을 높이고자 친구와 교사, 교감, 교장 등 다양한 멘토링제를 운영했다.
또한 희망학생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 및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1:1 맞춤형 성장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탈북학생의 안정적인 심리·정서적 활동을 도왔다.
특히 아산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순천향대학교 교육봉사팀의 협조로 대학생 멘토 9명을 선발했으며, 이들은 탈북학생들의 기초학습 능력 및 계층 간 교육격차를 좁히는데 일조했다.
온양초는 이외에도 실내·외 친화적인 환경조성에서부터 학생·학부모·교사·교감·교장연수, 전담 코디네이터(북한 중등 수학교사 출신) 채용, 개별학습 지도를 통한 교과보충교육, ‘남누리 북누리(남한말과 북한말 비교)’ 교육연구 동아리, 중국어·방송댄스·난타반 등 동아리, IPTV 통일교육 학교방송의 날, ‘힘모아 마음모아’ 교과연계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교사·야구선수·군인·방송인 등 진로체험학습, 교육복지지원 문화예술체험, 청소년단체 및 지역사회와 연계한 체험학습, 교사와 함께하는 홈스테이 등을 운영했다.
언어·국어 가장 어려워
탈북학생들의 경우 가장 선행되어야 할 교육은 언어교육과 한글교육을 포함한 국어교육, 수학교육이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과학과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초기적응활동이 매우 중요하므로 편입학 초기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심리적 건강을 위한 상담활동이 강화되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학생 적응력 향상 정책연구학교와 관련한 면담 및 설문조사 중 ‘학교공부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과목은 무엇인가요’에서 국어와 수학이 어렵다고 답한 것.
특히 한 학생은 ‘남한말을 잘 몰라서 공부에 어려움이 있고, 남한을 잘 몰라서 사회과목도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탈북학생 학습실태에 대한 담임교사 관찰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학업성적면에서 크게 향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말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타교과학습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습수준이 더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국어 뿐 아니라 전 교과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온양초등학교의 한 관계자는 “탈북학생들의 학교적응력 향상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언어교육이다”라며 “정책연구학교 2차년도에는 탈북학생의 기초학력 증진은 물론 한국사회 적응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정보를 집중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