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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되찾아 이을용 아저씨랑 축구할래요”

등록일 2002년07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승호군이 이을용 선수가 선물한 유니폼과 축구공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단대병원 투병중인 이승호군에게 꿈과 희망 급성골수성 백혈병으로 단국대병원(병원장 김명호)에 투병중인 승호(남?9)에게 생애 최고의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스타 이을용(부천 SK) 선수가 승호앞에 나타난 것. 월드컵 4강의 주역 이을용 선수는 최근 승호가 자신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천안까지 달려왔다. 승호가 투병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다리에 힘이 빠져 걷지도 못하게 돼 병원진단을 받고 나니 ‘골수이형성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내려진 것이다. 2∼3일마다 한번씩 혈소판 적혈구 수혈이 계속 됐고 하루에도 몇차례씩 주사와 항생제가 투여됐으며, 혹시 모를 다른 병원균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격리상태에서 약물치료를 받았다. 골수검사 결과 승호는 몸 안에 암세포가 50%가 넘어 치료를 받지 않으면 3개월도 살 수 없는 백혈병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판명됐다. 승호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골수이식뿐이다. 다행히 골수조직이 같은 두 명을 찾았다. 그러나 한 명은 공여를 거부했고 다른 한 명은 골수를 이식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다른 골수기증자가 나타날 때까지 승호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해 가고 있었다. 승호의 부모는 승호와 조직이 일치하는 제대혈(탯줄혈액)에서 채취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승호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인 임신에 성공해 올해 2월 승호 여동생 채린이가 태어났다. 채린이의 탯줄에서 조혈모세포를 검사한 결과 승호의 골수조직과 모두 일치해 제대혈 이식만 성공적으로 된다면 승호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가족들은 1억여원이라는 막대한 치료비 때문에 2천5백만원짜리 전세를 처분하고, 엄마와 채린이는 외가에서 아빠와 승호는 병실에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승호 어머니 조미정씨는 “항암치료로 힘들어 하고 고열에 시달리며 먹지도 못했는데 이을용 선수를 만나고 난 후 많이 좋아졌다”며 승호가 빨리 일어나 아이들과 어울려 축구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을용 선수는 자신도 불우한 환경에서 힘들게 해온 축구인생을 떠올리며,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승호를 위해 월드컵이 끝나자 달려와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승호는 이을용 선수가 직접 선물한 유니폼을 입고 축구공을 만지며 넓은 운동장을 마음껏 달리는 꿈을 꾸고 있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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