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거읍에 시멘트 관련 공장이 증설된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증설공장 부지.

“주민의 건강권은 누가 책임집니까.”
시멘트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확장을 위한 인허가를 거치면서 성거·입장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성거읍 오목리에 위치한 레미콘 생산업체 삼표가 인근 아스콘 공장부지를 매입, 확장인허가를 천안시로부터 지난 6일 승인받았다.
삼표는 이 곳에 부지 1만5000㎡, 제조시설 7500㎡ 규모로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연간 고로슬래그미분말 100만톤, 슬래그시멘트 55만톤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슬래그미분말은 철을 생산하는 용광로 속에서 철광석 중 암석성분이 녹아 쇳물위에 떠 있게 되는데, 이것을 흘러 내리게 해 물 또는 공기로 급격히 냉각시키고 작은모래입자 모양으로만든 다음 다시 이것을 분쇄기로 미분말이 되도록 분쇄 제조한 것을 말한다.
슬래그시멘트는 수쇄 슬래그를 주체로 소석회를 혼합한 시멘트다. 공기 중에서 경화가 잘 되지 않지만 포틀랜드 시멘트의 중량제, 해수공사나 지하 공사에 사용된다.
천안시는 기존 레미콘과 아스콘 공장의 유해물질 배출양보다 낮고 타지역 사례를 확인하고 환경영향평가에서도 기준치 이하 수치를 보여 관련부서 협의를 통해 인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또한 고로슬래그미분말과 슬래그시멘트는 기존 시멘트 제품과 비교해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시멘트에 대한 선입견으로 주민들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치는 수치일 뿐

주민들은 이 같은 천안시 입장에 대해 유해물질 기준치 이하는 단지 수치일 뿐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공장증설 인허가가 보름여 만에 진행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시멘트 공장 주변 사람들이 유해물질 발생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고 이 모든 공장들이 처음 들어설 때 기준치 이하의 유해물질 발생을 전제로 인허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성거읍 박현희씨는 “이 지역 1㎞ 안에 아파트, 포도를 비롯한 과수농원이 있다”며 “유해물질 배출량이 기준치 이하고, 친환경이라 하지만 원천적으로 인체 유해물질을 차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성거에 들어선 쓰레기소각장의 예를 들더라도, 많은 주민들이 우려한 대로 악취와 분진에 피해를 입고 민원이 끊이지 않아 슬러지 건조시설은 사용정지가 됐다”며 “사업자가 공장을 운영할 권리가 있듯 주변 주민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기본권리가 있지만 이를 보호해야 할 천안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뿐 더러 몇몇의 의견으로 인허가를 내줬다”고 비판했다.
박현희씨는 “시멘트에 대한 주민들의 선입견이라면 더더욱 사전에 주민들에게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했지만 시는 이러한 절차 없이 독선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시 관계자는 “공장증설 부지가 산업단지 지역이고 새로 들어서는 것이 아닌 기존 공장의 증설이기 때문에 행정절차상 주민설명회가 필요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주민민원이 거세지자 오는 26일 주민설명회를 성거읍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