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천안5산업단지 내 폐기물시설에 대해 폐기물 외부반입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폐기물 외부반입 여부보다 폐기물처리시설을 법적요건에 맞춰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성남면 폐기물처리시설 반대대책추진위(위원장 박종춘)에 따르면 외부반입을 하지 않도록 하더라도 향후 외부반입을 막을 수 있는 어떠한 법적 강제력이 없다며 현재 추진 중인 K건설이 10년간 128만톤(최대 20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폐기물처리시설을 법적 최소요건인 연간 2만6616톤 10년간 26만톤 규모의 폐기물처리시설로 개발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천안시가 주민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반입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폐기물처리장의 축소 없이 폐기물 외부반입을 막는다면 수익성을 보고 천안시와 계약한 K사는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까. K건설이 행정소송을 통해 외부반입을 시도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 천안시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학교보건법 저촉, 개발계획변경 불가피
천안시는 현재 들어설 폐기물시설이 인근 천남중학교 200m 안에 위치, 학교보건법에 저촉돼 개발계획 변경이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천안시가 제5산업단지내에 폐기물처리시설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지선정용역을 수행했음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 행정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시의회 전종한 총무복지위원장은 “폐기물처리시설 조성사업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서 초안(2012.5)에 의하더라도 ‘제3장 지역개황’의 내용 중 주변 환경과 관련한 검토사항(p29)에도 학교시설에 대한 이격문제는 판단에서 누락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천안시는 관련법의 저촉여부를 사전에 판단하지 않음으로서 또다시 산업단지 계획변경에 따른 별도의 용역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민간사업자와의 소송 등 갈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페기물처리시설 일반현황 민원사항 검토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가 현 위치에 90%이상의 설계를 진행된 점, 위치 변경에 따른 비용발생 문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재협의 진행에 따른 6~7개월의 소요시간의 문제 등에 관하여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며 “학교보건법 제6조의 규정에 저촉되어 폐기물처리시설의 입지가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부적으로 하면서도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허가신청시 금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과정에서 관련기관 허가가능 여부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라는 답변은 사실을 은폐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천안시의회, 5산단 폐기물처리장 백지화 요구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과정 각종 의혹 쏟아져
천안시의회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백지화하고 부지매각 계약해지 의견을 천안시에 전달했다.
시의회는 지난 21일 폐기물처리시설 관련, 성남면 주민들이 제출한 주민청원의 건을 검토·심의했다.
이날 천안시의회 임시회에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의회는 K사가 중도금을 연체하고 있고 계약상 특약으로 사업변경을 할 수 있음에도 천안시는 사업변경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천안시와 K사의 분양계약서에 따르면 K사는 시에 계약금 10억1000만원을 납부한 상태로, 지난 4월16일과 7월16일 2회에 걸쳐 모두 60억원을 중도금으로 납부해야 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또한 시는 중도금 미납시 연 15% 이율을 적용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음에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황천순 의원은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계약해지의 사유가 되며 사업자와 혐의없이 내용증명만 보내면 가능하다”며 “또한 특약 12조에 '시에서 신청면적 및 위치조정 권고가 있을 때 사업자가 이를 수인해야 한다'는 내용을 들어 천안시가 독촉도 하지 않고 관심도 없다는 것은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일원 의원은 “2011년 11월 충남도에 개발계획변경승인 신청 후 1년 동안 분양률은 13% 올랐고 K사의 1만3000평을 빼면 7%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사업의 목적이 분양률 타계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천안시의회 유제국 산업건설위원장은 “사업변경에 대해 주민들과 의회, 입주기업까지 알지 못했다”며 “천안시와 업체간 계약과정이 상식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보통 변경승인을 득한 후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이번 5산단 폐기물처리시설은 충남도가 변경계획을 승인한 올해 4월4일 이전에 사업자인 K사가 지난 2011년 5월 사업제안을 했고 12월 분양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일련의 과정이 천안시가 필요한 시설을 유치한 것 보다는 업체에서 제안한 폐기물매립시설 유치계획에 천안시가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제5산단, 친환경 복합산업단지로 회귀해야
최관호 기업지원과장은 “대규모 폐기물 매립시설을 의회와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 없이 추진한 점은 죄송하지만 필요한 절차는 다 이행했다” 며 “5산단 분양을 원하지만 업종이 맞지 않아 입주가 어려운 기업들이 많아 업종변경 등 사업계획을 변경하게 됐고 K사 같이 사전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16개나 된다”고 말해다.
이에 의원들은 당초 동서 균형발전을 위해 친환경 첨단복합단지로 계획했던 제5산업단지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폐기물처리장이 필요 없던 처음으로 계획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치견 의원은 “지역민뿐 아니라 천안시 전체의 문제로 분양이 늦어지더라도 본래 취지에 맞게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원점으로 갈 수 없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사특위를 구성할 것을 건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산건위는 제5산단 내에 추진중인 K사의 폐기물매립장 부지에 대한 매각 관련 계약을 즉시 해지 통보하고 폐기물매립장 설치 계약을 백지화 하며 당초 친환경복합 산단 기능으로 환원하는 조건으로 시장에게 이송해 처리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체택했다.
<공훈택 기자>
대흥리 양돈농장 이전·보상 중단
5산단 편입 철회 요구
이날 또 하나의 청원 건은 대흥리 양돈농장추진계획에 따른 주민 민원이다.
시는 당초 제5산단 입구에 위치했던 이 농장에 대해 5산단 입주업체가 악취 민원을 제기하자 개발계획 변경안에 축사를 산단부지로 포함시켜45억원의 보상비를 주고 이전을 추진했다.
이 농장 업주는 대흥1리로 이전을 추진 기존 1만3000㎡에서 3만3000㎡로 규모 농장으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농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산건위 의원들은 악취민원으로 돈사이전을 추진하면서 대형폐기물 매립장을 추진하려 했던 시행정을 비판했다.
김영수 의원은 “3000여평의 돈사는 악취민원 때문에 이전하면서 1만2000평 폐기물매립장을 유치하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악취민원 때문에 이전한 돈사로 또 다른 주민민원을 야기 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농장 보상가와 관련한 의문들도 제기됐다.
현재 돈사의 감정평가 결과 39억원으로 3.3㎡ 당 약 100만원이다. 의원들은 현 농장 위치는 고소도로 인근이라 활용가치가 떨어지는데 주변시세보다 낮은 것이 아니라 시내와 비슷한 평가액을 보상했다는 것이다. 평당 82만원에 산단을 분양하기 위해 평당 100만원을 주고 농장을 매입한 셈이다.
특히 해당 농장이 2009년과 2010년 국비 3억3000만원 등 11억2000만원의 정책지원금이 지원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의원들은 보상비 지불을 적극 반대했다.
황천순 의원은 “국비 3억3000만원이 지원돼 지어진지 2~3년밖에 안된 시설을 다시 시민혈세 45억원을 주고 매입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주일원 의원은 “현 위치에서 혈세를 낭비하며 이전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사업주가 일부지급한 계약금 등 시에서 행정절차상 손실보상의 책임이 따른다고 하더라도 현 위치에서 운영하도록 하고 이전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청원 심의의견서를 통해 ‘성남면 대흥1리로 옮기려는 대규모 양돈장 이전계획을 철회하고 제5산단 편입된 기존 농장에 대한 보상을 즉시 중단할 것’을 천안시에 요구했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