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난 10여 년간 연금을 받아온 장애인이 그간 수령한 연금 모두를 환급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장해일시금을 지급한 후 담당직원의 업무착오로 장해연금이 계속 지급됐던 것.

이에 당사자인 A(72·장애3급)씨는 2002년 4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수령한 1억755만1650원을 근로복지공단에 환급해야 하지만 ‘담당직원이 확인해준 사항’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산시 온양6동에 거주하는 A씨는 “연금을 10여 년 전부터 받았다고는 하지만 연금에 대해 알게 된 때는 5년 전이다. 그때 담당직원에게 확인해본 결과 일시금으로 받은 돈은 '61세까지 노동에 대한 보상금'이며, '장해연금 수혜자'에 해당한다고 했다”며 “그 당시 5년 동안 쌓여있던 연금은 담당직원이 작성해준 서류를 통해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9년에는 공장기계가 나를 ‘팔 병신’으로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근로복지공단이 나를 ‘마음의 병신’으로 만들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의 한 관계자는 “담당직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다. 그러나 담당직원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다”며 “공단의 실수를 인정하지만 부당이득에 대한 징수를 강행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A씨의 억울한 사연을 접한 한 노무사는 “이번 경우는 담당직원의 실수이지만 엄연히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며 “다만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41조·시효)에 ‘징수금을 징수하거나 그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해 소멸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때문에 A씨는 2009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의 금액만 환급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이번 일에 대한 부당이득을 환급 받더라도 행정관리를 소홀히 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징수에 대한 소멸시효를 조언한 노무사는 “근로복지공단이 담당직원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10여 년간 장해연금이 잘못 지급된 상황이라면 담당직원은 중징계를 받을 텐데, 이를 감싸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10여 년 전 A씨에게 장해일시금을 지급한 후 담당직원의 업무착오로 장해연금을 계속 지급했고, 이제 와서 그에 대한 환급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5년 전 담당직원을 통해 확인한 사항’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