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준 산업환경국장이 대형마트 규제 관련 조례를 재개정하고 영업규제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들이 충남 8개 시군을 상대로 낸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천안·아산지역 시민단체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천안시상인연합회, 천안시슈퍼마켓협동조합, 천안시나들가게협회, 온양온천시장상인회, 충남소상공인단체협의회,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중소상인살리기 충남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지난 10일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충남 8개 시군을 상대로 낸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대전지방법원(제1행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지역경제와 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집행이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법원의 결정은 재벌 대형마트의 입장만을 고려한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판결로 유통산업발전법의 개정 취지와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번 결정이 지역의 중소상인과 전통시장 및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전국적으로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수년간에 걸친 연대투쟁으로 이끌어 낸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상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은 지역경제를 초토화 시키고 있는 재벌 유통기업의 횡포로부터 무너지고 있는 지역경제와 중소상인을 보호하고 상생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밝혔다.
서명서는 지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에서 보듯 조례가 위법하다고 판시한 이유가 조례의 법령 근거나 주요 내용의 본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과정상 행정절차법에 위반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유통산업발전법의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일 규정은 내용상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다만, 지자체 조례가 의원발의 과정에서 단체장의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과 대형마트 측에 행정절차법에 따른 고지, 사전통보,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 대형마트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진심어린 상생과 동반성장의 의지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몇 개월 만이라도 의무휴업을 피해보려고 지역의 중소상인을 죽이려는 파렴치한 횡포라고 비판했다.
‘중소상인살리기 충남네트워크’는 재벌 대형마트의 소모적인 의무휴업 관련 소송을 즉각 취소하고, 상생을 위한 의무휴업을 자진해서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의무휴업 준수 요청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집행정지 판결을 핑계로 의무휴업일에 영업을 강행할 경우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중소상인 및 모든 단체들과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단체행동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병인 사무국장은 “소상공인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치가 시행되고 나서 전통시장의 매출과 고객수가 11.7% 정도 늘었다”며 “ 유통법의 시행으로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의무휴업일 자연스럽게 전통시장과 지역 상점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시행으로 이제 겨우 지역의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의 숨통이 트이고, 상생과 동반성장의 여건이 조성되기 시작한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법원 소송은 상생을 위한 약속과 경제민주화를 거부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천안시, 대형마트 영업규제 지속 하겠다
천안시는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 지속적으로 영업규제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울시 강동구, 송파구 조례와 같이 천안시 조례도 상위법에 위배되는 재량권을 침해하는 규정이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조례 재개정한 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유효준 산업환경국장은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를 신속히 재개정해 재처분 하고 있으나 대형마트에서 재집행 정지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으로 대형마트가 지자체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상위기관 및 충남권 지자체와 공동대응, 단순히 상위법에 위배되는 조례문구만을 개정 할 사항이 아닌 법원의 판결취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고문변호사의 법률자문, 타 시도 지자체의 대응 방향 등을 면밀히 주시, 시간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응책으로 시는 대형마트에 대해서 원산지 표시 등 점검·단속을 강화하고 교통유발부담금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천안시는 지난 2012년 1월17일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5월21일 관련조례를 개정 공포하고, 27일 대형마트 7곳, 기업형슈퍼마켓 18개소에 대해 오전 0시부터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안했다. 또한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 휴업일제로 시행했다.
그러나 지난 7월20일 롯데쇼핑 외 6개 대형마트가 천안시장외 7개 시·군을 상대로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일 지정 처분을 취소하는 소제기와 함께 효력집행 정지신청을 대전지방법원에서 받아들여져 현재 규제가 풀린 상태다.
<공훈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