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교육지원청이 ‘장존동 청솔아파트를 현 통학구역으로 유지한다’고 결정한 가운데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송남초등학교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교육지원청의 이와 같은 결정에 해당 학부모들이 임시회의를 열어 ‘아산교육지원청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아산시와 충남도교육청에 중재 요청. 필요하다면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행정소송 준비’를 협의한 것.
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18일 ‘장존동 청솔아파트 통학구역 관련 학부모 의견 수렴’에 대한 설문지를 등기우편을 통해 발송했으며, 8월8일 그에 따른 결과를 발표했다.
아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장존동 청솔아파트에 거주하는 2000년~2012년 출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8월6일까지 의견을 수렴했고, 8월7일에는 온양초등학교와 송남초등학교 학부모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견함을 개봉했다.
그 결과 대상세대 409세대 중 36세대는 수취인 불명 등의 사유로 반송됐고, 183세대가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아산교육지원청은 ‘대상세대 과반수 참여, 참여세대 중 과반수 찬성 시 공동학구 추진’ 등 사전에 공지된 통학구역 결정 원칙에 의거해 유효세대 373세대의 과반수인 187세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근거로 ‘현 통학구역 유지’를 결정했다.
아산교육지원청의 이같은 결정에 송남초등학교 운영위원회 김정화 부위원장은 “교육지원청은 설문조사를 하기 이전에 송남·온양초 학무모들과 관련사항을 협의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협의가 아닌 일방적인 통보였다”며 “당시 설문조사조차 반대하던 온양초 운영위원장이 난동 아닌 난동을 일으키며 협의도중 혼자서 교육장을 찾아가는 바람에 관련 사항에 대한 협의가 무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존동 청솔아파트에서 온양초에 해당하는 가구는 109가구이며, 송남초는 60가구인데, 과반수를 적용한다는 것은 불리하다고 몇 번을 항의했지만 아산교육지원청은 설문조사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아산교육지원청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녀에 따르면 의견 수렴 유효세대 373세대의 과반수인 187세대 중 183세대가 설문조사에 참여했지만 4표가 모자란다고 해서 의견 수렴에 대한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송남초 60가구를 제외하더라도 123가구(미취학 아동의 학부모라고 주장함)에 대한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밝힌 그녀는 “아산교육지원청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위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인지, 혜택을 뺏기 위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며, 송남초 학부모들은 송남초·온양초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위해 교육청 항의방문 및 탄원서 제출, 1인시위, 기자회견, 행정소송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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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교육지원청은 지난 7일 ‘장존동 청솔아파트 통학구역 관련 학부모 의견 수렴’에 대한 의견함을 개봉했으며, 유효세대 373세대의 과반수인 187세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근거로 현 통학구역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
애당초 결과 정해진 설문조사
‘장존동 청솔아파트 통학구역 관련 학부모 의견 수렴’은 애당초 정해진 결과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송남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을 역임한 홍승미 씨에 따르면 청솔아파트에는 온양초에 해당하는 세대가 109세대, 송남초는 60세대가 거주하기 때문에 ‘대상세대 과반수 참여, 참여세대 중 과반수 찬성’에서 ‘과반수 참여’는 무리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송남초 학부모 홍순미 씨는 “설문조사 당시 온양초 학부모들은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이 온양초 학부모 간의 담합으로 이뤄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상세대 과반수 참여’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방해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녀에 따르면 설문조사를 시행하기 이전에 주민설명회 및 현수막 설치, 안내방송 등을 아산교육지원청에 요구했으나 주민설명회 및 현수막 설치는 거부당하고, 안내방송 4회만 이뤄졌다고.
이어 그녀는 “과반수 찬성에는 동의하지만 형평성에 어긋난 과반수 참여는 인정할 수 없다”며 “송남초 60세대를 제외하더라도 123세대의 미취학 아동 세대가 설문조사에 참여했는데 아산교육지원청은 4표가 모자란다는 이유로 의견 수렴이 담겨있는 봉투조차 개봉하지 않고, 문제를 서둘러 결정해버렸다. 이번 설문조사는 처음부터 공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양초 어른’ 위해 ‘송남초 학생’ 혜택 뺏나
“온양초등학교의 학생수가 감소하고, 송남초등학교의 학생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문제를 ‘통학구역 위반한 학교버스’, ‘위장전입’ 등에 초점을 맞춰 어린이들에게 고충을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통학구역을 위반한 학교버스에 승차한 학생들도 범법자가 되는 것인가. 우리 학부모들은 송남초 교사들과 함께 사라져가는 농촌학교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오랜시간 동안 꾸준히 진행했으며, 그 결과 송남초를 희망하는 학부모가 늘어난 것이다.”
송남초등학교 박민영 학부모회장은 ‘불법’을 운운하며 공동통학구역을 반대해온 사람들에게 서운한 감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이번 공동통학구역 문제는 ‘온양초 어른’을 위해 ‘송남초 학생’의 혜택을 뺏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녀에 따르면 송남초 통학버스 문제는 온양초 학생들이 피해의식을 느끼지 않게, 송남초 학생들이 통학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조정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온양초의 학생수가 점점 감소하는 것을 우려한 ‘온양초 어른’들이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것을 뺏으려는 의도이며, 그들은 ‘통학구역 위반한 학교버스’, ‘위장전입’ 등을 이유로 대화조차 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아산교육지원청의 이번 설문조사결과를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온양초 학생들은 ‘자신들이 승리했으며, 승리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혜택을 뺏어도 된다’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반면에 통학버스가 중단된 송남초 학생들은 위험천만한 도로를 걸으며 ‘어른들의 싸움에 내가 도구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피해의식에 빠지지 않겠는가”라며 하소연했다.
대안 없는 ‘현 통학구역 유지’
‘장존동 청솔아파트를 현 통학구역으로 유지한다’는 결정에 따라 송남초-청솔아파트 구간의 통학버스 운행은 전면 중단된다.
그러나 해당학부모들은 도보통학에 따른 그 어떤 대안책도 마련하지 않고 통학버스 운행을 무조건 중단한다는 아산교육지원청을 비난했다.
송남초등학교 김시현 학교운영위원장에 따르면 송남초와 청솔아파트의 거리는 1.74㎞, 통학버스운행이 중단되면 차량지원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도보로 등·하교를 해야 하는 길이다.
김 위원장은 “청솔아파트에서 삼막골 다리까지는 600여 m의 보행로가 설치돼 있지만 그마저도 예산과 배방 방면에서 송악방면으로 내려오는 진입로(교차로)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다”며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삼막골 다리를 시작으로 송남초 입구까지 1.3㎞ 구간에는 보행로가 없어서 학생들이 교통사고위험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해당 도로는 대형차량의 이동이 잦고,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좁다. 또 청솔아파트 방면에서 배방방면으로 불법U턴을 하는 차량 등 교통사고의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며 “자체적인 설문조사 결과 도보로 통학해야 하는 학생이 15.7%에 달한다. 아산교육지원청은 통학버스 운행중단에 앞서 안전한 통학로를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