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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나빠도 일이 힘들어도 직장 못 옮기는 이주노동자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 철회 요구

등록일 2012년08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대전충청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25일 천안고용센터 앞에서 노동부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주노동자, 시민단체가 8월1일부터 적용되는 노동부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전충청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대전이주민과함께하는모임,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천안모이세, 청주외국인인권복지회, 한민족이주동포의집)가 지난 25일 천안고용센터 앞에서 고용노동부의 이주노동자 사업장선택권 박탈, 노예노동 강요 규탄 및 지침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공대위는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과 관련 사업장변경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을 브로커의 불법적인 개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논리지만 사실은 고용허가제노동자들의 사업장변경을 억제하겠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라고 밝혔다.
공대위에 따르면 현행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변경 과정에서의 횟수, 사유, 기간, 절차 등의 제한으로 인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받아 왔고 그러한 상황에서 제한적이나마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는 경우는 사업장변경 과정에서 고용센터로부터 구인업체의 명단을 받아 사업장을 선택하는 것뿐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구인업체 명단제공서비스마저 중단하고, NGO의 조력마저 차단하겠다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이동과 선택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한 고용노동부의 이주노동자 사업장 선택권 박탈 규탄 및 지침 철회 요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대위는 ▷고용노동부는 반인권적 반노동자적인 이주노동자 사업장 정보제공 금지 지침을 즉각 철회 ▷인간의 기본권과 이주노동자의 기본권조차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번 조치를 구상하고 결정한 고용노동부 담당자를 즉각 교체 ▷이주노동자가 사업장 이동을 위해 퇴사할 경우, 고용보험을 든 만큼 구직기간 동안 실업수당을 지급 ▷이주노동자의 장기체류 자격을 사업장 이동을 하지 않은 자로 한정하는 불공정한 제도를 즉각 폐지 ▷이주노동자를 사람이 아니라 말하는 기계나 일하는 동물로 인식하고 취급함으로써 이주노동자를 지원 내지 관리할 자격이 없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일부 민간단체는 사업권을 즉시 반납 ▷이주노동자의 지원체계를 지금까지의 독점적 내지 경쟁적 위탁체제에서 일정한 규모와 역량과 실적을 가진 풀뿌리 단체를 정부가 공인하고 고르게 지원하는 보편적 지원체계로의 전환 등을 요구했다.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 반박

한 외국인 노동자가 노동부 대책과 관련 반대의견을 말하는 모습.

▶사업장 변경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노동부는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근로자 수가 늘어나면서 사업장변경을 희망하는 자의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대위는 사업장 신청건수만 보면 매년 증가해온 것으로 보이지만, 2009년도에만 의미 있는 증가가 있었을 뿐, 사업장변경이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히려 2009년과 대비하여서는 4.7% 감소했고, 고용노동부가 단지 사업장 변경 건수의 증가를 가지고 사업장 변경이 늘어났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대위는 설사 사업장 변경이 늘어났다고 해도 그것을 줄일 방법만을 찾을게 아니라, 도대체 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변경을 원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게 순리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율합의에 의한 근로계약 해지가 대부분?
노동부는 사업장변경 사유가 주로 ‘근로계약 해지 또는 종료’에 의한 것이고 그중 ‘자율합의에 의한 근로계약 해지’가 대부분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대위는 고용허가제 노동자는 본인이 권리를 침해당했더라도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기 전에 사업주와 사업장변경에 합의를 하거나, 인권단체에 상담을 요청하여 노동부 진정 및 고소가 진행되는 동안 사업주와 합의로 사업장을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명백히 사업주의 귀책사유로 사업장 변경을 하더라도 고용센터는 사업주가 보내는 신고서에 기재된 사유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와 다른 사유를 적어내면 고용센터 직원은 사업주가 표시한대로 체크하도록 지시하거나, 아니면 사업주에게 다시 통화해 이 사유가 맞느냐고 묻고 있기 때문이다.

▶무단이탈이 급속히 증가?
노동부는 사업장을 무단이탈하는 경우도 있으며, 최근 그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업장 변경 신청 후 이탈 포함, 출국자 제외 건) 2008년 2706명, 2009년 2646명, 2010년 3732명, 2011년 1만2851명.
공대위는 고용허가제 사업장 무단이탈자가 증가한 것은 2011년도부터 발행한 4년 10개월(혹은 6년)의 고용허가제 만기도래한 이주노동자들로 인한 것 이라고 밝혔다. 고용허가제 기간 만료자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미등록자가 양산되고 있는 고용허가제 자체의 제도적 문제점 임에도 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고용허가제 기간만료자는 약 3만4000명에 달하며 2012년에는 6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장 이탈률이 상승하는 것은 인력을 단기로 순환시키는 고용허가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임에도 노동부는 이를 마치 이주노동자들이 불성실하기 때문이라는 듯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노동자가 회사를 자꾸 옮겨서 문제?
노동부는 잦은 사업장변경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영세업체의 인력난을 심화시키며, 성실한 다른 근로자까지 근로의욕 저하문제 유발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한곳에 오래 일하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많은 이주노동자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야 퇴직금도 받을 수 있고, 그렇게 기술을 익혀 숙련도를 높여야 수당도 받고, 제한적이나마 승진도 할 수 있으며 회사와 신뢰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공대위는 그럼에도 저임금, 강도 높은 작업, 근로기준법 위반, 폭행과 폭언, 유해위험작업, 산업재해 무방비 노출, 열악한 기숙사시설 등과 같은 문제들로 회사를 옮기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GO 활동이 브로커?
노동부는 NGO, 직업소개소, 행정사 등에 대해서도 외국인근로자 사업장 변경 등에 개입하지 않도록 처벌하기로 했다. 직업안정기관이 아닌 자가 외국인근로자 선발, 알선, 채용에 개입하면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외국인고용법 제8조(6) 및 제29조)
공대위는 지금까지 이주인권 단체에 사업주에 의한 폭행감금행위, 신분증 압류행위, 장기간 임금체불, 산업재해,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된 채 제대로 된 보호구 없는 작업환경,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의 기숙사 시설, 장시간노동과 강도 높은 노동으로 고통 받는 고용허가제 노동자들의 상담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이주인관 단체가 이주노동자들이 노동법을 제대로 적용받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 그간 이러한 ‘개입’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개입을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훈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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