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1통에서 주민숙원사업으로 건립 중인 벼 건조·보관시설에 대한 주민공청회 및 무기명 투표가 개최 될 예정이다.
모종1통 지원사업대책위원회가 지난 23일 주민 40여 가구의 서명을 첨부한 진정서를 아산시에 제출한데 따른 방책을 내놓은 것.
진정서에는 ‘마을소득 지원금 4억원의 집행이 벼 건조·보관시설 신축사업비로 결정된 사항은 모든 주민이 이에 동의하는 것처럼 가장한 통장의 횡령과 같은 처사다. 이에 주민들은 공평·공정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시는 진정서를 근거로 벼 건조·보관시설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시설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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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는 최근 문제가 되는 모종1통 주민숙원사업 대한 주민공청회 및 무기명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행정과실 주민탓으로 돌리는 아산시
주민숙원사업으로 진행되는 벼 건조·보관시설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지적과 함께 아산시청 담당공무원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모종1통 지원사업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아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하러간 자리에서 해당 공무원은 “마을통장이 마을소득 지원금 4억원에 대한 주민동의서를 가져왔지만, 동의서를 첨부한 것만으로는 인정할 수가 없어서 마을회의를 통한 주민동의서를 요청했다. 또 마을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벼 건조장에 대한 정관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며 “통장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통장에게 ‘주민동의서를 위조해서 받으면 안된다’고 세 차례에 걸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에게 지금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고, 무기명투표를 시행해 사업의 가부를 결정하겠다”며 “민주주의에서 서명(날인)을 한다는 것은 개인의 의무이자 권리이다. 또한 서명을 하는데 있어서 그 사항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개인의 의무와 권리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무원의 이 같은 발언에 모종1통 지원사업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이전에 진행했어야 할 주민설명회를 ‘벼 건조장 터 닦기 공정’이 끝난 마당에 갖는 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따졌다.
그는 또 “마을소득 지원금 4억원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서명을 받은 통장이 잘못된 것인가. 통장의 말만 믿고 서명을 해준 주민이 잘못된 것인가”라며 “아산시는 주민숙원사업에 대해 정확히 확인해야 할 의무는 다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의무와 권리를 운운하며 주민들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지금까지 마을을 위해 혼신을 다해온 나를 ‘김일성’, ‘보복’, ‘건달’, ‘두려움’ 등으로 매도한 일부주민과 해당기사를 게재한 신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을 고려 중이다.”
개인사업을 주민숙원사업 인냥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통장의 말이다.
모든 사항을 ‘나를 음해하려는 몇몇 사람의 농간’이라고 일축한 통장은 “보상금 4억원을 두고 마을주민 간의 분열을 막고자 보상금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벼 건조장이 완공되면 주민들에게 알릴 생각이었다.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 가서 모든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장의 발언에 주민들은 “보상금 4억원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주민서명을 받은 것은 명백한 ‘사문서 위조’인데,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도 않고 명예훼손을 거론하는 통장은 사법처리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모종1통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모종1통 인근(400m 이내)에는 1982년부터 1994년까지 사용한 후 2007년에 정비한 모종비위생매립장이 위치해 있다. 또한 2002년부터 2010년 12월 말까지 사용한 음식물처리장(매립)이 위치해 있어 악취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곳이다.
이에 주민들은 아산시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해 왔다. 그러자 시는 벼 건조·보관시설 사업계획서 및 마을총회 회의록 등을 바탕으로 ‘보조금 4억원 지원 결정’을 마을에 통보했다.
그러나 아산시의회의 예산심사를 거쳐 보조금 4억원이 결정된 사실을 알고 있는 주민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 마을의 주민들에 따르면 통장은 농사 및 벼 건조장 운영 등 자신의 사업과 연계된 벼 건조·보관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모종1통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마을숙원사업 처럼 꾸며 아산시로부터 보조금 4억원 지급결정을 받는 등 아산시와 주민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4월9일 열린 마을회의에서 한 주민은 “주민을 위한 보상금 4억원을 개인적인 사업에 쓰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발언에 주민들이 술렁이자 통장은 그제서야 보상금 4억원을 시인하며 “보상금을 받기 위해 개인돈 1000만원을 썼다. 건조장의 1년 수익금 중 200만원을 관광후원금으로 마을에 기증하겠으며, 농사를 짓는 주민에게는 벼 건조장 사용료 중 200평(1마지기)당 1만원을 깎아주겠다”고 답했다.
그마저도 벼 건조장의 수입이 괜찮았을 때 가능하고, 수입이 변변치 않거나 땅의 임대기간인 10년이 지나면 어떠한 지원·혜택도 줄 수 없다는 전제가 붙었다.
이에 한 주민은 “결국 마을지원금 4억원 중 200만원만 10년에 걸쳐 환원하고 나머지 3억8000만원은 본인이 착복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