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초등돌봄교사 나우누리 강제위탁 저지 충남지역공동대책위원회(돌봄교사공대위)’는 지난 27일(금) 오전10시 충남교육청 정문에서 충남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최초 충남초등돌봄교사 전체 강제외주화 즉각 중단하고, 고용을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돌봄교사들을 사회적 기업에 위탁하려는 충남교육청의 업무 추진에 대한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역 돌봄교사들은 충남교육청이 개별적으로 집요하고 은밀하게 강압적인 위탁 물밑작업을 추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본보 727호, 7월17일자 보도>

이들을 포함한 ‘충남초등돌봄교사 나우누리 강제위탁 저지 충남지역공동대책위원회(돌봄교사공대위)’는 지난 27일(금) 오전10시 충남교육청 정문에서 충남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최초 충남초등돌봄교사 전체 강제외주화 즉각 중단하고, 고용을 책임져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초등돌봄교실 나우누리 강제위탁을 즉각 중단 ▷상시직종 초등돌봄교사 무기계약전환 추진 계획 이행 ▷학교회계직원인 초등돌봄교사들에 대해 장기근속수당, 맞춤형 복지비, 각종수당을 동일하게 지급할 것 ▷김종성 교육감, 한만희-김대원 장학사,일선 학교장들의 나우누리 계약강요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일선에선 나우누리 계약안하면 계약해지

학교 구성원들에 대한 고용주는 설사 학교장과 계약을 했다하더라도 도교육감이 고용주라는 것이 이미 법원 판결로 확정됐다. 김종성 교육감이 충남 돌봄교사들의 실제 고용주라는 판단이다.

돌봄교사공대위는 이를 근거로 ‘김종성 교육감이 강행하고 있는 나우누리로의 강제위탁은 자격없는 사회적 기업의 외피를 쓴 불법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7월 12일 아산을 시작으로 7월 25일 예산교육지원청까지 교육청 장학관과 장학사들을 시켜 나우누리 강제계약을 종용하고 설명회 참석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자 ‘공무원인 내말을 믿어라!’ ‘연수비 지급이 안되면 내사비를 털어서라도 주겠다’ 는 등 사실상 나우누리 사기업의 홍보요원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공무원 품위유지’에도 저촉될 수 있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7월25일까지 1차 설명회와 계약서 작성 이후 천안 등 각 교육지원청에서 2차 계약을 진행하고 있고, 일선 학교에서는 나우누리로 계약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동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돌봄교사 A씨는 “대다수 학교장들은 충남도교육청의 지시를 받아 계약이 만료되는 돌봄교사들에게 ‘나우누리와 계약하지 않으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협박은 물론 자모회와 운영위원들까지 동원하여 돌봄교사들에게 ‘우리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학교를 시끄럽게 하지 말고 나우누리로 가입하든지 아니면 학교를 떠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돌봄교사 B씨는 “처음에는 돌봄교사와 함께 엄마품·종일돌봄 교사들의 계약서도 같이 받았었는데 당진 설명회부터는 따로 받기 시작했다. 또 천안지역에서는 나우누리 위탁을 거부하는 교사들에 대한 계약해지 통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돌봄교사들은 예전부터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지 않는다’ ‘동등한 처우를 요구하지 않는다’ ‘해고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 는 현대판 노예계약서를 쓰고 일해 왔다.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은 이런 노예계약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또한 잘못된 정책의 전국 최초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미 발표한대로 처우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악한 근무조건에 더해진 고용불안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하던 돌봄교사들에게 강요되는 고용불안은 돌봄교사들을 더욱 절박하게 만들고 있다.

돌봄교사들은 이번 위탁과정을 처우개선, 무기계약직 계약 등의 책임을 충남도교육감이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본보를 통해 보도된 내용처럼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설명회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설명회 장소마다 설명과 약속 내용이 조금씩 바뀐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나우누리에 대한 특혜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 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7일 대전충청판에서 ‘도교육청이 외주업체에 특혜를 주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은 돌봄교사를 위탁 운영할 ‘나우누리’에 수십억 원에 이르는 보육교사 인건비와 일부 운영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나우누리'는 방과 후 학교 사회적 기업으로 '관련 프로그램 위탁 운영과 강사수강료, 교육콘텐츠판매, 재료 및 교재개발 판매 등을 통한 다양한 수익사업을 허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상황이 그런데도 도교육청은 위탁업체 선정과 관련한 공모나 심의 과정 없이 나우누리를 단독업체로 선택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나우누리 주요 이사 중 한 명은 대규모 교육관련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도의회 김지철 교육의원도 27일 오전 충남도교육청 승융배 부교육감을 만나 “충남 곳곳에서 초등 돌봄교사에 대한 강제위탁 근로계약서 작성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일선학교에 일방적인 강제 위탁계약 추진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승 부교육감은 이에 대해 “강제위탁계약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는 보고받지 못했다”며 “일방적인 계약추진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일선학교에 공문을 시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지난 7월19일 충남지역 1500여 명의 각급학교 급식실 조리원, 조리사, 영양사를 비롯해 특수교육, 과학교육 실무원, 돌봄교사, 행정·교무보조원 등 노동자들이 포함돼 있는 ‘충남학교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단체교섭에 불응하고 있는 충남교육청 김종성 교육감에 대해 본격적인 쟁의 행위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이번 돌봄교사 강제 위탁논란은 향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쟁의·투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